이승현 전 한국외국기업협회장(63)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출마는 여러모로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선 가능성과 본경선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정치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 불쑥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평생 기업인으로 살아온 그가 갑자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계기는 작년 기업규제 3법 통과였다. 기업을 압박하는 정치 모습이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기업을 옥죄는 법을 쏟아내는 정치권을 바꾸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법안들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나오는 것이고, 서울시장의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법안들이 서울시장 직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변화를 위해서는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맨' '경제통'으로 불렸던 이 전 회장은 지난 1월 중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도의 영입설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장은 행정가를 뽑는 자리지만, 정치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기에 그의 도전을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그는 그런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자신의 출마가 정치권에 메시지를 주길 바라는 모습이었다. 호남 출신인 이 전 회장은 1980년대 삼성전자에 입사해 전무까지 지낸 뒤 전자부품 제조회사인 JAE코리아·인팩코리아 대표를 차례로 거쳤다. 삼성전자 근무 시절인 2000년대 초반 "액정(LCD)은 일본 제품을 못 따라간다"는 말이 파다했지만 그는 직접 일본으로 가 현지에서 삼성 액정 제품을 판매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지금도 그때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정돈된 정책이나 포부를 밝히기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정치권에 메시지를 던지는 쪽으로 그는 자신을 알리고 있다. 그가 띄운 대표적 메시지 중 하나가 서울시 인구 감소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런던, 뉴욕, 도쿄 등 세계 도시들이 인구가 증가하는 데 반해 10년간 100만명이 줄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하기에 현재 25개인 구청을 9개로 통폐합하고, 각 지자체에 재정을 몰아준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놨다. 나머지 16개 구청 청사 용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 청년 벤처 사무공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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