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경고와 함께 코로나19 등 협력 제안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첫 최고위급 발언…기존 입장엔 변화없어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지도부가 홍콩과 신장 위구르, 티베트 등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해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미국 측에 경고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2일(현지시간) 미ㆍ중관계 전민위원회(NCUSCR)가 주최한 화상 방식 '양제츠 정치국원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레드라인을 침범하면 양국의 이해관계가 훼손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의 영토 보존과 주권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측 최고위급 인사의 첫 발언이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
그는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국은 선거를 포함한 미국 내정에 절대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양국간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더 긴밀하게 거시 경제 정책에 대한 조정과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국가 안보 개념이 경제분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감염병 공동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공중 보건 시스템을 개선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의 이날 발언은 기존 중국 지도부의 입장과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미국 측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해선 단호하게 또 엄중하게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핵심이익을 제외한 분야에선 미국과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다. 중국 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먼저 밝히고 미국 새 행정부의 반응을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취임 축전을 보내지 않는 등 바이든 대통령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양 정치국원은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주재 중국대사를 역임하는 등 미국 정치 상황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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