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사회적 거리두기에 외출 줄어 음식·숙박 서비스업 매출 곤두박질
-면세점 소매판매 전년比 37.5% 떨어져…가장 큰 폭 감소세
-제조업 평균 가동률 71.3%로 22년 만 최저수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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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동향에는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친 타격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외출을 줄이면서 음식·숙박 서비스 매출은 고꾸라졌고 화장품 판매는 줄었지만, 무점포 소매점(온라인 쇼핑)은 활황을 맞았다. 투자에서도 수요가 급증한 반도체 등 기계부문의 사정은 좋아진 반면, 항공기 등 운송장비는 뒷걸음쳤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0.9%)에서 증가하고, 의복 등 준내구재(-12.2%)·화장품 등 비내구재(-0.4%)에서 0.2% 감소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대면 외출을 자제한 영향이다.
◇소매판매 0.2%↓… 외환위기·카드 사태 이후 세 번째 뒷걸음질= 소매판매액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세 번째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처음으로 소매판매가 줄었고, 두 번째는 2003년 카드 사태 때였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 유입이 끊기며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37.5% 감소해 업종을 통틀어 가장 크게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이날 진행한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 등으로) 외부활동이 감소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전문소매점은 10.8%, 백화점은 10.6% 각각 줄었다. 반면 비대면(언택트) 거래가 크게 늘면서 온라인 쇼핑 등 무점포소매가 22.9% 뛰었다.
대중교통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과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승용차·연료소매점이 7.2%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외식을 자제하면서 슈퍼마켓·잡화점(1.6%), 대형마트(1.2%), 편의점(0.8%) 등도 소폭 늘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효과는 소매판매에 산입됐을 것으로 보이나, 통계청은 영향의 정도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할 수 없다고 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재정을 쓰더라도, 어떻게 지급하는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안정적 직장이 있다면 저축으로, 그렇지 않다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별 지원에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추락 가속화… 내수 타격=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주축 제조업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3%로 지표집계가 시작된 1998년에 67.6%를 기록한 이래 2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이미 최근 수년간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해 왔지만, 문제는 감소 폭이 더욱 가속화됐다는 점이다. 2019년 0.06%포인트 줄어든 데 비해 지난해에는 1.9%포인트나 하락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금속가공 등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기계장비 등이 늘어 전년 대비 0.4% 늘었다. 하지만 광공업 출하는 내수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2.1%를 기록해 지난해(-0.7%)에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주요 지표 가운데 설비투자는 6.0% 늘며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 2년간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6%) 투자가 반등을 견인한 가운데 건설기성은 건축공사 실적 부진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공장·창고 등 건축에서 늘어 15.8% 증가했다.
김 과장은 "광공업의 경우 하반기 들어 수출이 증가하고, 특히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면서 반도체·기계장비 등이 증가했다"며 "또한 설비투자도 반도체 업종의 시설투자가 증가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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