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F-35 전투기 등 230억달러 규모 도입 계약
행정부 "정권 교체기 일상 행위" 확대 해석 경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기후변화와 녹색일자리 창출 정책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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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동권 무기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중동 전략을 재고하겠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 이행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상대로 한 무기 수출 계약 이행을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에 수출 예정이던 무기는 수백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UAE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19일 최신 F-35 스텔스 전투기 50기 등 230억달러어치의 무기 계약을 미국과 맺었다. 사우디 역시 지난해 말 3,000개의 정밀유도폭탄 GBU-39 등 2억9,000만달러 규모의 무기를 미국에 주문했다. WSJ는 이외에도 사우디가 수십억달러 넘는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사우디 등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 방침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는 이유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반(反)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등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사우디가 이끄는 예멘의 군사 작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이를 정권 교체기의 일상적 숨고르기로 보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 행정부 한 관계자는 신문에 “새 행정부가 전임 대통령 시절 체결된 무기 계약을 재검토하는 일은 과거에도 많았다”며 “일상적인 행정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일시 중단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엔 계약 내용이 이행된다고 덧붙였다. 유세프 알오타이바 미국 주재 UAE대사도 트위터를 통해 “UAE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정책 재검토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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