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초유의 공매도 전쟁

개인vs기관…‘게임팩’ 팔던 게임스탑, 642% 주가 급등 배경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되어있는 ‘게임스탑(GME)’이라는 기업의 주가가 최근 며칠사이 폭발적으로 오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공매도를 앞세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간의 대결에서 개인이 승리하는 그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게임스탑은 2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71.19달러(92.71%) 오른 147.98달러로 정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에도 장중 140% 넘게 폭등했다. 다만 종가는 18% 상승에 그쳤다.

게임스탑은 비디오 게임 전문 오프라인 소매점으로 미국 전역에 매장을 두고 있다. 웬만한 소도시에도 매장이 있을 정도다. 과거엔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게임팩과 CD 등을 구매했다. 하지만 온라인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게임스탑은 ‘우하향’ 기업으로 인식됐다.

그렇다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던 게임스탑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배경은 무엇일까.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주식 관련 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최근 게임스탑 주식을 매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반려동물 관련 업체 츄이(Chewy)의 공동창업자인 라이언 코언이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코언은 게임스탑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선 사업모델을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결과 게임스탑의 주가가 11일 19.94달러에서 13일 31.40달러까지 57% 올랐다.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하자 멜빈캐피털 등 헤지펀드들은 공매도에 나섰다. 이들이 공매도한 주식은 게임스톱 유통물량의 약 140%정도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끊임없이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동아일보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벤처캐피털업체 소셜캐피털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윗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벤처캐피털업체 소셜캐피털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최고경영자(CEO)까지 “행사가격 115달러로 게임스탑의 콜옵션을 매수했다”고 밝히면서 매수세가 더욱 강해졌다. 결국 11일부터 26일까지 게임스탑의 주가는 642% 상승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매도 세력과 맞붙는 개인투자자들을 응원하는 듯한 트윗 글을 남기면서 시간외거래에서 게임스탑의 주가는 200달러도 넘겼다.

옵션 만기일인 29일이 다가오면서 공매도 기관들이 받는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전쟁’을 이어나가려면 롤오버(만기를 연장하는 것)를 해야 하는데 이자비용 자체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이자율은 8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롤오버를 행사한다고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주가를 유지하는 데 합심한다면 본격적인 ‘숏 스퀴즈’(숏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혹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것)가 발생하면서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인 상황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그 원인, 주체와 목적 등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매수세가 붙어 금방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공매도에 나섰던 기관이 파산하는 상황이 올 수 있게 됐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