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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인권위가 박원순 성추행 인정하자…"재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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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사건 검찰 재수사 및 수사내용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1.07.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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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연이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자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피해자 측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사건을 재수사해 처벌이 어렵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원순 성추행 인정한 인권위...피해자 측 "업무용 휴대전화 반드시 포렌식 돼야"

인권위는 전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인정된다는 직권조사 결과를 의결했다. 인권위는 "9년 동안 서울특별시장으로 재임하며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한 정치인이었던 박 전 시장이 하위직급 공무원에게 행사한 성희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인정하자 피해자 측은 같은날 저녁 입장문을 내 "박 전 시장의 업무폰은 단 한 번도 수사 및 조사과정에서 증거조사 대상이 되지 못했다"면서 "남은 검찰 수사 과정이나 어떤 단계에서라도 포렌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업무폰을 보관하고 있는 자는 범죄 증거를 증거로 돌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측은 지속적으로 박 전 시장 사건 재수사를 촉구해 왔다. 그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인정됐으니 형사 처벌은 어려워도 수사를 재개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 역시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가해자가 사용했던 핸드폰은 진실규명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포렌식 돼야 한다"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처벌은 어렵더라도 포렌식을 통해 사실 규명은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들도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경찰의 불기소 의견을 수용하는 대신 전면 재수사를 즉각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공소시효 지난 이춘재 사건도 재수사...박원순 사건은?

이처럼 박 전 시장이 사망해 공소권이 없음에도 실체적 진실 규명 요구가 빗발치자 일각에서는 경찰이 재수사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이 지난해 공소시효 도과로 기소가 불가능했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재수사해 진실을 규명했던 것처럼 박 전 시장 사건도 다시 들여다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지난해 이춘재의 자백으로 알려진 14건의 살인과 9건의 성범죄·강도 사건 등 23건을 재수사했다. 공소시효 도과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해야 하지만 실체적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경찰과 검찰은 수개월에 걸친 재수사 끝에 이춘재의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을 내린 뒤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서초동의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최근 여러 이슈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찰이 박 전 시장 사건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이 정말로 국민적인 열망에 따라 이춘재 사건을 재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것이라면 박 전 시장 사건도 비록 공소권이 없지만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설 명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의 요청대로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지난해 12월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서울시 성추행 방조 의혹 사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2차 가해 사건을 송치받아 조사 중이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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