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
조은희 "김동연 대타 후보"
오신환 "국회 이전, 천박한 발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자유한국당 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박영선 전 중기벤처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출마해서는 안 됐다는 지적에서부터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전방위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26일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나 후보는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박 전 장관은 진실을 회피했다.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4.7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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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라며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다. 그런데도 기어이 나서셨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 할 수 있는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법원에 이어 인권위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성희롱의 사실관계를 확실히 인정했다"면서 "피해자는 여전히 절규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진영이 무엇이길래,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 전 장관의 용기를 꺾어버린 것이냐"면서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고 밝혔다.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현 서초구청장)는 박 전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이번에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용기 있게 주장했어야 했다"며 "박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가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박 전 장관이 본인이 김동연 전 부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설득을 위해 세 차례 이상 만났다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 밝혔다"면서 "(박 전 장관의 출마는) 부총리를 대타로 내세우려다 실패했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박 전 장관의 정책 비전을 지적했다.
오 후보는 박 전 장관이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한 뒤 국회 공간을 콘서트홀과 청년창업주택, 창업 허브 등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공약을 두고서 "위험하고 천박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우리나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서울에 그대로 두고 국회만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을 위태롭게 하는 천박한 발상"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대로 두고 국회만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정권의 독주는 더욱 강화되고 국회의 견제기능은 더욱더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서울에 남아 있는 한 국회 또한 서울에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도쿄에 있는 막부에서 쇼군이 통치하고 허수아비 조정이 교토를 지키던 중세 일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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