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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당 대표 미투로 존립위기 맞았지만…정의당 대처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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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25일 국회소통관에서 배복주 부대표가 김종철 당 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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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 변명없이 자신 향해 단호하게 회초리 든 냉철한 결단, 존립위기 당 구해낼지 귀추 ‘주목’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취재 차 정의당 광주시당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동료들과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낮게 잠긴 목소리에서 풍겨오는 술자리 분위기가 마음에 걸려 우선 위로의 말을 건네자 그는 "어제 오늘 사이, 대한민국 소주 절반은 아마 정의당 당원들이 마셨을 것이다"고 자조의 한숨을 쉬었다. 정의당 당원들의 고통스런 좌절감이 그 말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당원들의 절망은 그렇듯 사무치고,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 또한 얼음장처럼 차겁지만, 이번 미투사건을 대하는 정의당의 모습은 조금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우선 피해자인 장혜영 원내 부대표의 처신은 빛이 났다. 장 의원은 담백한 어조의 입장문을 통해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며 "(이 때문에) 분노하기 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지는 입장문에서 장 의원은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분노를 건너뛰어 미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정치적 주체로 나섬으로써 동시대의 모든 피해자들의 고통과 함께하는 연대의 결의를 보여줬다.

배복주 부대표 또한 기자회견에서 비단 눈물을 보였지만 당의 젠더인권위원장답게 피해자 인권보호 매뉴얼을 냉철하게 가동, 2차 피해를 차단하는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당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가해자 동정론과 피해자 책임론과 같은 2차 피해는 불필요한 정보의 유출로 근거 없는 상상들이 유포되며 빚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당원들의 정보 접근에도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진 배 부대표의 대처는 공감을 얻었다.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와 관련된 입장문을 잇따라 내놓으며 한점 변명 없는 성찰과 철저한 후속 조치를 공표하고 국민 앞에 신속하게 사과한 당의 총체적 대응도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충격적인 일탈에 직면해 자신의 몸을 향해 단호하게 회초리를 든 정의당의 결단이 존립위기에 휩싸이며 패닉에 빠진 당을 추스려 낼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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