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82.61㎡ 7개월 만의 신고가 경신
"25억 불러도 안 팔고 매물 잠겨"
나경원, 안철수, 오세훈 야권 후보 "재건축 신속 추진"
우상호 여권 후보 "재건축 답은 아니지만 유연히 검토"
서울 잠실 5단지 주공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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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규제완화 공약에 재건축 아파트 몸값이 치솟고 있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사업 추진이 지체된 강남권 매머드급 단지들에 매수세가 몰리는 분위기다.
24일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사무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새해 잠실주공 5단지 82.61㎡(전용면적)는 이틀 간격으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7일 24억6600만원에 거래되더니 9일에는 이보다 1500만원 높은 24억8100만원에 손바뀜됐다.
무려 7개월 만의 신고가다.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와의 갈등,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에 이어 토지거래허가제까지 3중고에 부딪혀 집값 상승이 저지돼왔다. 2019년 12월 24억원이던 집값이 이후 21억~23억원대를 헤매다 지난해 6월 간신히 24억3000만원으로 회복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잠실동 A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거의 없다"면서 "지금은 해당 면적 중 향이 좋지 않은 매물이 하나 있지만 그마저도 25억원에도 안팔겠다고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값을 끌어올린 것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시장 후보들이 쏟아낸 규제 완화 공약들이라는 게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은 "각종 심의를 원스톱화해 신속한 재건축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용적률 완화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재건축 규제 완화가 부동산 안정화의 답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재건축 추진을 좀 더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내비친 상황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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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단지 외에도 최근 조합설립 신청으로 실거주 2년 규제를 피한 강남구 개포주공5, 6·7단지와 압구정 현대 등 대표적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세도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최근 개포주공5단지 53.98㎡는 최초로 20억원에 계약서를 썼고, 개포주공7단지 53.46㎡ 역시 18억원대에 진입했다. 압구정 신현대11차 183㎡는 전고가를 3억원 뛰어넘는 52억원에 거래됐다. 대형임에도 평당 85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바뀐 분위기는 지표로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1월 첫째주 주간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랐다. 지난해 7/10 대책 발표 직후인 7월 둘째주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부동산원은 "잠실동, 압구정동, 반포동 등 재건축 기대가 높은 단지가 중심이 돼 집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약이 현실화해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에 상응하는 효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잔여임기가 1년에 불과해 누가 당선되든 임기 내 첫삽뜨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현재 지지율 1위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기조를 따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규제, 층수 제한이 바뀔 수 있어 서울 랜드마크 재건축 단지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단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단일화 등 정해지지 않은 시점이라 재건축 단지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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