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영업 금지될까 무서워”… 실내체육업·카페·코인노래방 등 자영업자들 ‘집단소송 릴레이’

지난 18일부터 카페 홀 영업이 가능해지고, 헬스장·노래방 영업이 재개되는 등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됐지만 자영업자들의 반발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필라테스, 헬스장 등 실내체육업 업주들은 1, 2차 집단소송에 이어 집단 헌법소원을, 카페 사장들은 2차 집단소송에 나섰다. 코인노래방 업주들도 2차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대표(왼쪽)가 소송 대리인들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소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PIBA)은 27일까지 집단 헌법소원에 참여할 업주들을 모집하겠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12일 두 차례에 걸쳐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손실 보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각각 서울남부지법과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두 번의 소송에는 각각 153명, 203명의 업주들이 참가했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헌법소원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동하 측은 “정부의 방역 조치 근거가 되는 감염병예방법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실내체육업자들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통해 이런 부분을 소명해서 정부의 방역 조치가 과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카페 사장들로 구성된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역시 21일 “2차 집단 소송을 진행한다”고 회원들에게 알렸다. 이 단체는 지난 14일 정부를 상대로 18억원대의 손실 보상 청구 집단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당시 소송에는 358명이 참여했다. 이 단체 고장수 회장은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에서 2차 집단 소송을 진행하려는 이유에 대해 “홀 영업금지를 완화하고자 싸웠던 일들이 조금씩 잊혀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얼마나 뭉칠 수 있는지 보여줘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도 지난 18일 서울시와 각 구청장 18명을 대상으로 25억원 대의 손실 보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자영업자들이 반복적으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데에는 영업제한 조치가 다시 내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4차·5차 유행이 닥쳐올 경우 정부가 다시 영업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지자체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나 정부 조치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헌법소원의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반발 여론, 정부 방역 조치의 과도함을 드러내려는 것이 이들의 의도다.

박주형 PIBA 대표는 “헌법소원은 승소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언제 다시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계속 일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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