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공범들…‘부따’ 강훈 징역 15년·‘김승민’ 징역 11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 재판이 열린 지난해 7월11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연대의 의미로 끈을 잇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씨의 공범인 ‘부따’ 강훈(20)씨와 ‘김승민’ 한아무개(28)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는 21일 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씨와 한씨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11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공개,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다. 하지만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전자장치 부착에 이를 정도의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따’ 강씨는 조씨 등과 공모해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접근해 재판장의 비서관으로 행세하며 1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범행수익금으로 제공된 암호 화폐를 환전해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있다. ‘김승민’ 한씨는 조씨의 지시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성착취물을 만들어 조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강씨에게 “나이 어린 여성을 노예화해 소유물로 희롱하고 박사방을 이용한 사람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게 해 가상의 공간에 왜곡된 성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 피해자의 신분이 공개되고 성착취물을 지속해서 유포하게 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피해를 안겼다”면서도 “만 19살의 어린 나이에 범행을 한 사정, 가정 및 학교생활 태도를 보면 장기간 수형 생활을 한다면 교정될 사정이 없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조씨의 박사방을 관리하고, 피해자를 유인하고, 범죄수익금을 환전 및 전달하며 본질적으로 기여해 공동 정범에 해당한다”며 “강씨가 박사방을 관리하게 된 동기는 조씨의 협박이 아니라 스스로 범죄집단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씨에 대해선 “소위 말하는 ‘오프(오프라인) 만남’으로 15살에 불과한 피해자를 강간하려 했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유포했다. 불특정 다수의 오락을 위해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면서도 “범죄집단 성립 여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실관계를 자백했고 홀어머니의 헌신적 양육 아래 성장했는데 어머니와의 유대가 두텁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이고 재범 가능성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거제시청 공무원 천아무개씨는 징역 15년, 전직 공익근무요원 강아무개씨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박사방 유료회원인 임아무개씨와 장아무개씨는 각각 징역 8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아무개군은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받았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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