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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바이든 정부 100일 대외 정책, 대북문제에는 옵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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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지 "바이든 정부, 대북문제 좋은 옵션 없어" 지적

바이든 대통령, 취임 연설서 대외 정책엔 간략 언급

세계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의 흔적 지우기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날 처음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자서전을 쓴 에반 오스노스는 “향후 2년이 아니라 몇 개월 내에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신속하고, 담대하게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100일 동안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난으로 인해 국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그렇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그사이에 해외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로 북한이 꼽힌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P)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가 대북 문제에는 좋은 옵션이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향후 몇 개월 사이에 바이든 정부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고 이 전문지가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면 한 탈북자의 말대로 북한이 ‘강아지를 훈련하려는 듯한’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바이든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안을 선택할 수 없다고 클링너 연구원이 지적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등 신형 무기를 과시하고, 대미 위협 발언을 하는 등 공세를 취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차 당 대회에서 신형 무기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포린 폴리시는 “북한이 미국의 신정부를 겨냥해 과거와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에 앞서 한국 등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취임 연설에서 미국이 동맹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국제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면서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 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의 대부분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해결과 극우 세력의 테러 시도 및 인종 차별 문제 등 국내 문제에 할애하고, 대외 정책에 관해서는 간략하게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100일 동안 미국과 중국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팀과 경제팀 각료 지명자들은 19일 시작된 상원의 인사청문회에서 트럼프 전임 정부의 중국에 대한 강경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고,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정보와 무역 분야에서 중국은 적국’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한 기본 원칙은 옳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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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 폴리시는 바이든 정부의 미·중 관계 설정 과정에서 관건은 미국의 강경 대중 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바이든 정부와 정면 대결하기보다 대만 문제 등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포린 폴리시가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 100일 내 당면한 외교 현안으로는 북한, 중국 문제와 함께 러시아와 핵무기 감축 협상 재개, 미국의 이란 핵 협정 복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과의 방위비 분담,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내전 개입 지원 중단, 트럼프 전임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 재조정 등이 될 것이라고 포린 폴리시가 전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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