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깨어난 알렉스의 힘 앞세워 선두권 도약 노려
점점 화력 높이는 켈시…한국도로공사는 3위 자리 넘봐
환호하는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며 심기일전한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30·등록명 알렉스)와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난 한국도로공사의 켈시 페인(26·등록명 켈시)이 2020-2021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 판도를 바꾸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최근 12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며 선두권과 격차를 좁혔다.
아직 4위에 머물고 있지만 승점 38(13승 9패)로, 3위 OK금융그룹(승점 39·15승 7패)과 2위 KB손해보험(승점 40·13승 9패)을 추격권 안에 뒀다.
한 경기 더 치른 선두 대한항공(승점 44·15승 8패)과의 격차도 커 보이지 않는다.
여자부 4위 한국도로공사(승점 24·7승 12패)도 3위 IBK기업은행(승점 26·9승 10패)을 매섭게 추격 중이다.
팀 순위 상승의 주역은 단연 알렉스와 켈시다.
신영철 감독의 말에 집중하는 알렉스 |
알렉스는 한 차례의 일탈을 화끈한 득점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알렉스는 지난달 30일 KB손보전에서 작전타임 도중 질책을 받자 신영철 감독에게 등을 돌렸다.
알렉스의 불성실한 태도에 신 감독은 "야"라고 소리를 쳤고, 아예 그를 코트에서 빼버렸다.
우리카드 구단도 알렉스에게 강하게 경고했다.
알렉스는 신 감독에게 사과했고, 머리카락도 짧게 잘랐다.
2020년 마지막 경기에서 논란을 불렀던 알렉스는 2021년 열린 3경기에서는 코트 안에서만 열정을 쏟았다.
7일 OK금융그룹전에서 83.33%의 놀라운 공격 성공률로, 20득점 했다. 12일 대한항공전에서는 35점(공격 성공률 68.75%), 3세트만 치른 16일 삼성화재전에서는 18(공격 성공률 60.87%)점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에 종료했던 2019-2020시즌 남자부 1위에 오른 우리카드는 비시즌에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팀 분위기를 바꿨다.
시즌 초반에는 적응기가 필요했다.
2라운드까지 3위에 승점 7차로 뒤진 4위로 처졌던 우리카드는 3라운드에서 승점 14(5승 1패)을 쓸어담더니 현재 진행 중인 4라운드에서도 승점 8(3승 1패)을 쌓았다.
3, 4라운드 호성적으로 4위 우리카드는 3위와 격차를 승점 1점으로 좁혔다.
우리카드는 최근 12경기에서 10승을 거뒀다.
신영철 감독의 신뢰 속에 성장한 세터 하승우와 외국인 주포 알렉스의 호흡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터라, 우리카드를 향한 상위권 팀의 경계심도 커진다.
한국도로공사 주포 켈시와 세터 이고은 |
1라운드에서 최하위(승점 4·1승 4패)에 그쳤던 도로공사는 3라운드까지만 해도 3위 기업은행에 승점 7차로 밀렸지만 최근에는 여자부 중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다.
도로공사의 승률은 켈시의 공격 성공률과 궤를 함께한다.
켈시의 공격 성공률은 1라운드 36.43%, 2라운드 36.96%, 3라운드 41.92%, 4라운드 45.12%로 꾸준히 상승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켈시를 지명하며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평가했다. 시즌 초 코트에서 다소 위축됐던 켈시는 최근 주포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팀이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1월 13일 흥국생명과의 풀세트 혈전에서는 49점을 쏟아내며 상대 주포 김연경, 이재영을 긴장하게 했다.
지난 시즌 테일러 쿡의 태업 등으로 '외국인 선수 트라우마'까지 생긴 도로공사는 점점 발전하는 켈시의 모습에 안도하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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