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피소 정황 유출 의심되는 남인순 ‘의원직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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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이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광역단체장이 자기 과실로 물러났는데도 당헌을 바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방침을 정한 데 대해서는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사망과 관련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피해자의 피해 사실도 안타깝고 그 이후 여러 논란 과정에서 이른바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편으로는 박 전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하는 부분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신설된 ‘단체장 귀책 사유로 궐위 시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이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바뀐 것을 두고는 “당헌은 고정불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당헌이라고 해서 신성시될 수는 없다”면서 “당헌은 종이문서 속에 있는 게 아니고, 결국 당원들의 전체 의사가 당헌”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는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정황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사진)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에서 “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저의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접수하기도 전에 상대방에게 고소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명으로 모든 고소 절차를 밟았음에도 신원이 특정된 데 이어 서울시 대책회의를 통해 내부 직원들이 고소 상황을 알게 되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수사했던 경찰은 법원이 지난 14일 서울시 공무원의 준강간치상 재판에서 A씨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인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성추행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내린 판단에 대해 경찰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찰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결론을 내리는 데는 증거가 충분치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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