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공유·성매매 홍보까지
"경각심 유지토록 지속적 단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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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n번방’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텔레그램 음란물 대화방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음란물 공유는 기본이고 성매매업소를 홍보하는 곳도 있어 당국의 대처가 시급하다.
14일 오전 텔레그램에서는 음란물 공유 대화방 하나가 개설됐다. 전날까지 음란물이 공유하던 대화방이 폐쇄되자 다시 열린 곳이었다. 이미 폐쇄된 대화방에서는 ‘페도(소아성애를 의미하는 페도필리아의 줄임말) 음란물을 제외한 모든 음란물 업로드 가능’이라는 공지와 함께 수백개의 음란물이 올라온 바 있다. 새로 열린 대화방 역시 ‘싸움·분탕 금지’라는 규칙만 지키면 자유롭게 음란물을 공유할 수 있고 참가자들은 "얼른 자료를 올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른 대화방에서도 음란물 공유는 여전했다.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일탈계’에서 가져온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불법 도박 사이트 홍보 목적으로 음란물 공유 대화방을 개설해 사람들을 모으는 이들도 존재했다. 다만 이러한 대화방은 ‘n번방’ 사건을 의식해 아동 성착취물을 올리면 삭제하고 게재한 이를 퇴장시킬 것이라고 안내했다.
성매매업소를 홍보하고 관련 정보를 나누는 곳도 있다. 현행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 등이 행해지는 업소를 광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그러나 한 대화방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철주야 영업 중인 업소 목록’이라며 하루 간격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영업하고 있는 성매매업소 리스트가 게재됐다. "후기를 작성해주면 각종 할인 혜택을 안내해주겠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전문가들은 텔래그램 내 성 관련 범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성범죄는 전염성 강하고 재범률이 높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 늘다보니 음란물을 접하는 시간도 늘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에서는 성 관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단속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12월 30일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의 운영을 종료하고 상시단속 체제로 전환해 디지털성범죄 단속을 이어나가고 있다. 9개월 동안 운영된 특별수사본부는 디지털 성범죄 총 2807건을 단속하고 3575명을 검거, 245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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