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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文 대통령은 정말 '국민 갈라치기'를 했을까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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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분열과 갈등…국민 갈라놨다"

백종훈 민주당 의원 '탈당의 변'에서 문 대통령 직격

임대인·임차인, 파업 의사·간호사 등 '갈라치기'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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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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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백종훈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이 '탈당의 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을 갈라놨다'라고 비판하면서 과연 문 대통령이 백 의원 비판 그대로 국민 갈등을 부추겼는지를 둘러싼 격론이 일고 있다.


백 의원은 지난 13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날 오전 우체국 등기와 팩스로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백 의원은 탈당 이유로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 의원은 "정당과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사상 유례없는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을 갈라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인권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던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들의 연이은 성범죄와 함께 우리 편 감싸기를 위해서 피해자를 모욕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면수심과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백 의원 비판의 지점 그대로 문 대통령이 국민을 '갈라치기' 했다는 비판은 앞서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정치적 공세라는 반박도 있어,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은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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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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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쟁과 갈라치기에 대해 반성했어야"


먼저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의 경우 지난 11일 문 대통령 신년사를 언급하며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은 지난해 청와대와 여당이 앞장섰던 정쟁과 갈라치기에 대해 반성했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과 국민의 우려를 무시하고 법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 검찰개혁을 형해화시킨 것, 이견을 이적으로 규정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태를 사과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문 대통령이 정략에만 몰두 각종 현안에 갈등을 일으켰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또 다른 갈등 촉발 논란은 의사들 파업 상황에서 불거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2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나?"며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간호사들에게) 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달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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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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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의사' 비판 vs '코로나19 헌신 간호사' 두둔


그러나 일부에서 '간호사들이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고 있다', '진료 공백으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 대다수는 간호사들이다'는 말로 '집단 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간호사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 발언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를 찍었다"며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 분열의 언어로 가르는 대통령, 다음엔 누구를 적으로 돌리실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급기야 어제는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치기 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많은 국민을 경악시켰다"며 "'갈라치기'라는 낯선 단어는 이 정부 들어 가장 흔한 유행어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벗어나 아이유의 팬들도 들고일어났다. 팬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한 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치 아이유가 간호사 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언급한 건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여당은 '갈라치기'가 아니라는 취지로 반발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간호사의 노고를 위로한 문 대통령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는데 뭘 모르거든 가만히 계시라"며 "트집을 위한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기 위해 시비를 거는 생각이 삐뚤어진 분들은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에 대해 편 가르기라고 떠들썩하다"며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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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서울 아파트 도심 단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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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인은 적이고 임차인은 내 친구"


그런가 하면 '임대차보호법'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임대인과 임차인을 '갈라치기'한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부여한 '임대차3법'은 임대인 보호는커녕 분쟁 소지가 있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졸속 입법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또 임대인들 사이에서는 공시지가 상승으로 세금 부담이 늘고 대출금 부담까지 지고 있는데 정부는 임차인 권리 보호에만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대인은 적이고 임차인은 내 친구라는 선언하는 저열한 국민 갈라치기 정치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법을 만든 사람 마음은 임차인이 본인의 표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임대인은 딱히 우리 국민으로 보호할 필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그런데 윤리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계산이 맞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2월에는 여당에서는 지역 봉쇄 취지 발언이 나오면서 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홍익표 당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구와 경북 청도 지역은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언해 큰 논란이 됐다. 당시 야권에선 "이젠 하다 하다 지역 갈라치기냐"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방역망을 촘촘히 하여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지역 출입 자체를 봉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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