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21·한화)은 입단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185cm 96kg의 듬직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덩치에 비해 주력도 좋았고 나름 수비력도 갖추고 있었다. 유격수로 기용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그를 중심으로 세대 교체를 시도했던 한화는 불협화음만 남긴 채 순위가 하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노시환은 한화의 한동희로 성장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노시환의 성장은 더뎠다. 신인이던 2019시즌 타율 0.18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장기라던 홈런도 1개를 치는데 머물러야 했다. 팀도 함께 동력을 잃었다.
지난해엔 나름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율은 0.220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홈런 숫자가 늘어났다. 후반기서 집중력을 보이며 12개의 홈런을 쳤다.
올 시즌은 그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 송광민의 방출로 3루는 무주공산이 됐다. 새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가 있지만 그는 3루 수비가 너무 약하다.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노시환이 3루를 맡아줘야 팀에 활력이 돌 수 있다.
힐리와 함께 팀의 오른쪽 라인을 잡아줘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좌타자가 중심인 한화 라인업에서 노시환은 귀한 우타자 자원이다.
장타력 부재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인재다. 한화 라인업엔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줄 수 있는 선수가 극히 드물다. 힐리와 함께 노시환이 그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
단점을 고치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길을 택할 필요가 있다. 볼넷에 비해 삼진이 너무 많은 단점도 홈런으로 이겨낼 수 있는 선수가 노시환이다.
노시환에게는 롤모델도 있다. 경남고 1년 선배인 롯데 한동희가 주인공이다.
한동희.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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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도 신인 시절 이후 2년차까지는 고생을 많이 했다. 팀의 미래를 짊어 진 거포라며 주목을 받았지만 좀처럼 기량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욕받이가 됐던 적도 있다.
하지만 3년차에 각성을 했다. 지난 시즌 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루를 책임졌다.
그의 성장은 지난해 롯데가 많은 것을 잃는 와중에도 희망의 불씨가 됐다. 아직 장타율이 0.436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게 했다. 한동희가 팀의 3루를 책임져 준다는 가정하에 새 시즌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한동희도 완성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롯데가 한동희를 통해 꿈을 꾸고 있는 것 처럼 노시환도 그 몫을 해줘야 한다.
노시환에게도 3년차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노시환의 파워는 수베로 신임 감독의 눈에도 분명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 파워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노시환이 3루를 책임져 준다면 한화는 코너 내야수들을 통해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어깨가 실로 무겁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한동희처런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한화는 성장에 큰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과연 노시환은 '한화의 한동희'가 될 수 있을까. 매우 흥미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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