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하루만에 청원 10만명 돌파...'제2의 n번방' 알페스가 뭐길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실존 남성 아이돌을 동성애 또는 동성 강간 피해자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소설·웹툰 등을 일컫는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 소비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대방 동의 없는 노골적 성 묘사가 담긴 창작물이 배포되는 것은 불법이자 성 착취이며, 아이돌 소비자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n번방' 사태와 다를 것 없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알페스 소비자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 "알페스 이용자 처벌하라", 하루 만에 청원 10만명 돌파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청원에 10만5823명이 동의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알페스' 이용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2021.01.12 hakjun@newspim.com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원인은 "알페스란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항문 성교부터 시작해 차마 입에 담기도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변태스러운 성관계나 강간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라며 "수많은 남자 연예인이 알페스 문화를 통해 성적 대상화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직업군 특성 상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 초년생이 된 아이들"이라며 "가치관 형성도 덜 된 이들이 이토록 잔인한 성폭력 문화에 노출돼 받을 혼란과 고통이 감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알페스 이용자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아이돌 시장이 유지되는 거다'와 같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소비권력을 통해 피해자들 약점을 쥐고 옴짝달짝 못하게 만들겠다는 태도는 지난 날 'n번방'과도 같은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들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 누구라도 성범죄 문화에 있어서는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한 시라도 빨리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덧붙였다.

◆ "알페스는 범죄다", 남성 간 집단 성고문까지

알페스는 아이돌 팬덤 문화 중 하나인 '팬픽'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픽은 '팬 픽션(Fan Fiction)'의 줄임말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상상 속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창작 소설을 일컫는다. 대중적 인기를 끄는 드라마·영화 등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바꿔 재창작한 작품도 포함된다.

이러한 팬픽의 음지 문화로 여겨졌던 것이 '비엘(BL·Boy`s Love)'을 전제로 하는 알페스다. 본래 비엘은 남성 간의 연애를 소재로 하는 소설·만화 장르인데, 가상의 남성 캐릭터 대신 실존하는 남성 아이돌이 서로 연애를 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이야기로 재창작된 것이다.

문제는 실존하는 아이돌을 상대로 한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한 팬픽에는 남성 아이돌 멤버 3명이 다른 남성 아이돌 멤버 1명을 집단으로 성고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비슷한 내용의 소설뿐만 아니라 합성사진·그림·웹툰까지 찾아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당사자 동의 없이 이러한 창작물을 배포하는 것은 남성 아이돌에 대한 성 착취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아이돌 소속사들은 팬덤이 소비하고 있는 알페스를 문제 삼을 경우 수익이 떨어질 것이 우려돼 묵과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했던 'n번방' 사태와 유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손심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래퍼 손현재 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의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변태적인 성관계를 하는 소설과 그림을 판매하고 집단적으로 은폐하며 심지어 옹호하기 바쁜 사람들이 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손씨는 관련 국민청원 참여자가 10만명을 돌파하자 "상상도 못한 성과를 이뤘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이슈화로 끊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hakjun@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