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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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 대상으로 3차 재난지원금이 11일부터 지급되기 시작했다. 이번 재난지원금이 오는 3월은 돼야 모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벌써 '4차 재난지원금'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원이 아닌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야당은 "민심을 돈으로 사겠다는 술수"라고 비판에 나섰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재난지원금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높은 상황에서 야권이 선별 지원 입장을 고수할 경우 지난해 4월 총선의 '악몽'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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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 국민 지원 방안 검토" vs 野 "악성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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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대한 논의를 띄우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코로나가 진정되고 경기를 진작해야 된다 할 때는 전 국민 지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뜻을 내비쳤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3차 지원패키지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라도 전 국민 재난위로금 논의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서는 규모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며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원을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관련 상임위원회와 정책위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야권 인사들은 '표(票)퓰리즘'이라며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이 대표가 재난지원금 군불을 때고 뒤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지원 사격에 나섰는데, 선거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하니 기가 찬다"며 "이것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90일을 앞두고 꺼내든 것은 떠나는 민심을 돈으로 사겠다는 술수"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선거가 다가오자 또 악성 포퓰리즘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며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사는 조삼모사(朝三暮四)에 깨어있는 시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무엇보다 코로나 충격 집중되는 취약계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데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자영업자에 보다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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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총선의 악몽' 떠올리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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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고용안정지원금(3차 재난지원금) 신청 및 지급 첫날인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특수형태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이 신청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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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이같은 반발은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둔 논쟁이 1년 전 총선 정국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데자뷔' 같아서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재난지원금 전 국민 확대 지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결정을 선거를 앞둔 '매표 행위'라고 비판하며, 소득하위 70%에게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심성 현금 살포 정책을 가장 경계했던 통합당은 총선을 열흘여 앞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5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끝내 판세는 뒤집히지 않았다. 총선 패배원인을 분석하는 국민의힘 백서에도 "재난지원금 폭탄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권 심판을 앞세웠다가 급하게 재난지원금 태세를 전환, 다시 번복하는 등의 혼선이 패배를 불렀다는 점"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야당은 4차 재난지원금이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강경하게 반대 입장만 고수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대한 긍정 여론이 형성돼 있어서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68.1%가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야권은 일단 선별지급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전 국민 지원이 재보궐 선거를 둔 '표퓰리즘'이라는 것도 부각하고 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번 재보궐 선거도 '돈 선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연일 내뱉는 무책임함에 국민은 희망고문 당한다. 코로나19로 절망에 빠진 계층 도울 의지 있다면 우리 당이 발표한 피해계층 5대 생존대책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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