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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AFC 챔피언스 리그

토트넘 만난 8부리그 마린 AFC, 0-5로 졌지만… ‘패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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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64강전 축제 분위기

모리뉴,1군중심 라인업으로 대결

상대팀 감독 “최선을 다해줘 감사”

가상티켓 무려 3만장 판매 성과

세계일보

토트넘과 마린 AFC 선수들이 11일 영국 크로스비의 마린 트레블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 FA컵 64강전에서 열전을 펼치고 있다. 크로스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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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는 1∼4부의 프로리그와 5∼6부의 세미프로리그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밑에도 7, 8부 리그와 다수의 지역 하부 리그가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다. 그래도 영국축구협회(FA) 소속이라 FA컵에 나선다. 그런데, 대회에 참가한 아마추어팀이 1부인 프리미어리그(EPL) 팀과 홈경기를 치르면 어떤 모습들이 펼쳐질까.

11일 영국 리버풀 인근 인구 5만여명의 소도시 크로스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EPL 상위권 팀인 토트넘이 이 도시의 8부리그 팀인 마린 AFC와 2020∼2021 FA컵 64강전을 치르기 위해 마린 트레블 아레나를 찾았기 때문이다.

마린은 예선부터 무려 6연승으로 창단 127년 만에 처음으로 EPL 팀과 공식전을 치르게 됐다. 스타들의 방문에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였지만 구단은 경기를 기념하는 가상티켓을 판매했고, 이는 예상됐던 3000장의 10배인 3만장이 판매됐다. 이를 통해 약 30만파운드(4억45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마린은 1년 예산의 2.5배를 벌었다.

체육 교사, 배관공, 환경미화원 등으로 구성된 마린 선수들도 들뜬 마음으로 스타들과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을 기다렸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경기 전 “좋은 선수들로 좋은 경기 펼치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라며 전력을 다할 것을 예고했고, 손흥민, 해리 케인 등 핵심들은 제외했지만 그 외에는 1군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려 약속을 지켰다.

결국, 경기는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해트트릭 등으로 토트넘의 5-0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패자는 없었다. 마린은 전반 20분 크로스바를 때리는 슈팅을 만드는 등 선전했다. 경기 뒤 닐 영 마린 감독은 “모리뉴 감독과 토트넘이 우리를 상대로 보여준 모습에 고맙고 존경을 전한다”고 최선을 다해 자신들을 상대해준 토트넘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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