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1일 2021년도 신년사 발표
‘평화’ 다시 외쳤지만 17번→6번 축소
사실상 임기 마지막해, 대북구상 ‘안갯속’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기 위해 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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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1층 로비에서 2021년 신년사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지난해 신년사 메시지를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7일 신년사에서 북미와 남북 대화의 교착 상태를 인정하고는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남과 북이 ‘생명공동체’라는 점을 언급하고 남북 간 관광재개,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을 제안하고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2020년 한 해 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 측은 지난 5일부터 개최돼있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문 대통령의 구상을 다시 한번 거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11일 다시 한번 같은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신종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면서 “코로나 협력은 가축전염병과 자연재해 등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측이 방역 협력을 비롯한 우리 측의 제안을 비본질적이라고 폄훼했음에도 같은 제안을 다시 내놓은 것은 더 꺼내 들 수 있는 새로운 카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김 위원장이 “남조선 당국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열어둔 점에 기대를 건 반응으로도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는 지난해 대비 약화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평화’를 17차례 거듭 언급하고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 “한 걸임이든 반 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할 것”,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 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보다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이날은 “언제든 어디서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평화’ 단어는 6번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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