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버라이즌 등…액수 비공개
보수 진영, 바이든-실리콘밸리 밀월 의심
금전 지원 넘은 인적교류 이해충돌 가능성
메리어트 ‘反 바이든’ 의원 기부 중단 선언
[로이터] |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버라이즌 등 정보기술(IT)기업이 20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위해 기부를 한 기업·개인 명단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미 대통령 취임식 기부는 이례적인 건 아니다. 그러나 보수 언론은 여러 정황을 들어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 빅테크(대형 IT기업)간 관계를 미심쩍게 보고 있다. 내로라하는 거대 기업 중엔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의회 인증을 반대한 공화당 의원에게 가던 돈 줄을 끊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공개한 200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에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정확히 얼마를 기부했는지 특정돼 있진 않다.
구글이 이 위원회에 돈을 댔다는 소식은 보수 진영이 이 회사에 격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구글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상점인 플레이스토어에서 보수파가 애용하는 소셜미디어 팔러(Parler)의 다운로드를 정지시켰다. 의회 난입 사태의 폭력과 관련해 터무니없는 내용을 제어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폭스뉴스는 이에 더해 빅테크 직원들이 바이든-해리스 정권 인수팀에서 주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걸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기업과 민주당이 긴밀히 협조하는 관계라는 증거라고 공화당은 우려하고 있다.
인수팀 소속 인사 혹은 고문 등 최소 9명이 페이스북·구글·트위터에서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인수팀 멤버는 빅테크 중 한 곳에 합류하기 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고, 이후 바이든 팀의 일원으로 다시 정계에 발을 들였다고 폭스뉴스는 지적했다.
MS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준비위에 50만달러를 냈고, 구글은 28만5000달러를 기부하는 등 기업이 취임식에 돈을 내는 건 특별할 게 없다. 폭스뉴스는 금전 기부 뒤 기업과 권력 간 인적 교류가 내포할 수 있는 이해충돌 등 잠재적 문제를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인터넷 업계 직원들에게서 대략 1200만달러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반대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 대한 기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조시 헐리·테드 크루즈 의원 등이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태가 벌어진 지난 6일 이후 의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한 첫번째 기업 기부자 가운데 하나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 경제계는 의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를 즉각적으로 비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없는 선거 사기 주장을 지지했던 의원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36개 독립 보험사 연합체인 블루크로스블루쉴드 협회(BCBSA)도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나머지 분기 동안 자체 정치행동위원회(PAC)를 통한 모든 기부를 중단키로 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내부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포드자동차, AT&T 등은 향후 기부하기 전에 최근 사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손모빌과 다른 기부자도 정치 기부활동에 관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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