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들도 포스팅 통한 MLB 진출 실패…"코로나19 영향"
NC 나성범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능력에 기대를 걸어봤지만, 나성범(32)은 끝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입단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나성범은 10일 오전 7시까지 30일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계약 협상을 할 수 있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고 마감 시한을 넘겼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트위터에서 "강타자 나성범이 메이저리그에서 원하는 제안을 받지 못하면서 그는 한국의 NC 다이노스로 복귀하게 됐다"고 전했다.
부상 이력과 나이, 높은 삼진율 등이 나성범의 발목을 잡았다.
나성범은 2019년 5월 경기에서 주루하다가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연골판 부분 파열 등으로 크게 다쳐 시즌을 조기에 종료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복귀했지만, 부상 여파로 수비와 주루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에 성공한 내야수 김하성(26)이 젊음으로 주목받은 것과 달리 나성범은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가 약점으로 꼽혔다.
나성범은 또 강한 힘을 자랑하지만, 삼진을 자주 당해 메이저리그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나성범은 많은 기대를 받는 타자였다.
KBO리그가 ESPN을 통해 미국에 중계될 때 현지에서는 나성범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주목해야 할 타자로 조명했다.
나성범의 유니폼은 미국 현지에 있는 KBO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으로 꼽혔다.
스콧 보라스 슈퍼에이전트 |
나성범의 뒤에 보라스가 있기에 기대가 더욱 컸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의 거물 에이전트다. 게릿 콜, 브라이스 하퍼 등 초대형 계약에 성공한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보라스의 고객이다.
보라스는 한국 메이저리거들에게도 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박찬호는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6천500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했고, 추신수는 2013년 텍사스와 7년간 1억3천만달러에 사인했다.
류현진은 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면서 4년 8천만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그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 선수들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실패했다.
빠른 발을 무기로 하는 20대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28)도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인 지난 3일 오전 7시까지 계약하지 못했다.
'대어'로 꼽혔던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2)는 여러 구단의 제의를 받았지만, 원 소속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복귀했다.
스가노는 요미우리 구단을 통해 "코로나19 영향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 시즌에도 요미우리에서 뛰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스가노 사례에서 봤듯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재정적 상황을 마주한 해외 스타 선수는 나성범뿐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인터뷰하는 NC 나성범 |
이 매체는 이번 메이저리그 비시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나성범을 둘러싼 협상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스콧 보라스도 계약을 성사시킬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나성범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며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다음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스팅으로 미국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나성범은 NC에서 FA 자격을 얻으면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