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화수분 아니야…적자국채 증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등 여당 정치인들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2차 전(全)국민 재난지원 지급 주장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피해 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을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등 여당 정치인들은 설 연휴 전후로 전국민들에게 1인당 20만원 안팎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0일 KBS 일요진단 '재난의 시대, 한국경제 길을 묻다'에 출연,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대해 "피해계층에 선별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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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부 재원이 화수분 아니므로 피해 계층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을 또 지급하려면 모두 적자국채를 찍어 조달해야 하는데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래세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무원처럼 임금의 변동이 없는 분들도 있고, 오히려 소득이 나아진 분들도 있다"면서 "그런 분들을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과 똑같은 비중으로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추가적인 지원금 논의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내비쳤다. 그는 "4차 지원금 논의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이후 방역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피해 및 경제 상황이 어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기획재정부는 전국민지원금에 반대한다는 입장으로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충돌했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1차 재난지원금 당시에도 기재부는 보편지급과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면서 "비록 당시에도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같은 의견을 제기할 것이고, 그것이 재정당국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별 지원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냐는 질문에는 "국정을 기재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 내 논의와 국회와 협의구조가 있다"면서 "재정당국의 의견을 이야기하지만 그대로 돼야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68%가 보편 지급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전국민 지급이냐, 선별지급이냐의 단순한 질문이 아니고 적자국채 충당, 국가신용등급 영향, 경제 영향 등을 감안해 의견을 묻는다면 조금 다른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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