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위해 문호 개방, 국민 요구
안 대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길”
공관위 내에선 “확정된 것 아니다”
정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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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의 말대로라면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를 결합한 형태로 1차 예비경선을 치른 뒤, 본 경선에서는 당원을 배제한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이는 곧 당 외부인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염두에 둔 게임의 법칙이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Q : 왜 100% 여론조사로 바꾸겠단 건가.
A : “단일화 논의에 대한 성의로 당이 문호 개방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요구이기도 하다.”
Q : 안 대표가 당원 투표가 없는 본경선에만 나서겠다면.
A : “그건 그때 봐서 특별한 조치를 하면 된다. 다만 당원 투표가 포함된 예비경선부터 뛰는 게 원칙이다.”
Q : 안 대표에 당이 끌려가는 것 아닌가.
A : “야권 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꼭 해내라는 게 국민적인 요구다. 선택이 아니라 당위다. 제1야당이 경선 룰을 바꾸는 것에 대해 안 대표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는 데 당내 이견은 없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돈과 조직과 홍보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인 집권 여당에 맞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정말 중요하다. 미워도 모여야 하고 싫어도 함께해야 한다”고 썼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단일화 방식은 ①안 대표 등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방식 ②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안 대표가 다시 결선을 치르는 방식 ③야권 플랫폼을 만들어 야권 후보들이 그 안에서 경선을 치르는 방식 등이 있다. 정 의원의 주장은 ①안으로 하되, 외부 인사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당원을 뺀 100% 시민 여론조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에 대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보수라는 단어에 진저리 치신 분으로, (양당 간 단일화에 대한) 감동적인 동의가 없으면 이 단일화는 거품이 빠지고 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단일화 5수생”이라고도 했다. 안 대표를 상수에 놓고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7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빅2’인 나경원·오세훈 전 의원도 출마 채비 중인데,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이날 당 공천관리위 안에선 “정 의원 발언은 확정된 게 아니다”는 반발도 나왔다. 익명을 원한 한 공천관리위원은 “본경선을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를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 위원장이 개인 의지를 확정된 것처럼 말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여전히 “내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중도·진보층 표가 이탈할 것”(중앙일보 인터뷰 등)이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안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 밖에서 빅텐트를 치고 원샷 경선을 치러야 중도 외연 확장 효과가 있다는 게 안 대표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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