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해고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된 청년 37만4000명…33.3% 차지
청년 고용 점차 위축…구직 포기로 혼인·출산에도 악영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장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해고되거나 직장 휴ㆍ폐업 등으로 퇴직 후 구직을 포기한 청년인구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야 하는 청년들이 직장을 잃은 후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불안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인구 감소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청년층의 구직 포기는 혼인, 출산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일 아시아경제가 통계청의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15~39세 인구 가운데 퇴사나 실직 후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한 부류는 11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직장 휴ㆍ폐업' '명예ㆍ조기퇴직ㆍ정리해고' '일거리 부족' 등 비자발적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된 이는 37만4000명으로 33.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월의 22.0%보다 11.3%포인트 증가한 것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 17.5%의 2배에 달한다. 비자발적 실업 후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것은 청년 채용이 줄어 그만큼 구직시장에 나서지 않은 인구가 늘었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 취업이 많은 대면 서비스업종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취업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고용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2009년 11월 청년 고용 감소 폭은 직전 해 같은 달보다 9만9000명 감소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3000명이 줄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청년 고용 쇼크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장 저하뿐 아니라 만성화된 낮은 혼인율과 저출산 행태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다. 지난해 말 현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3.7건에 그치고 있다. 혼인율은 1년 뒤의 출산율을 예상할 수 있는 선행 지표인데, 하락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 가장 빠르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충격이 2030대에 집중되면서 국내 혼인ㆍ출산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 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내 집 마련이 돼야 결혼과 출산을 생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기획재정부 1차관을 중심으로 제3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재가동해 인구 자연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 3기 인구정책 TF는 인구 감소 충격을 완화하고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여성ㆍ고령자 경제활동 참여 확대 방안, 돌봄 수요 대응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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