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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기 회복을 내세우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예산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그간 보편적 지원금의 제한적 효과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입장을 거듭 밝혀왔지만, 그동안 지급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거여(巨與)의 논리에 끌려 갈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경기 진작을 위해 전 국민 지원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정부가 9조3000억원의 규모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이 아직 한 푼도 집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재부 장관에게 띄우는 편지라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화폐로 전국민에게 보편지급해달라"고 강조했다.
여권의 주장대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재추진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불가피해진다. 기재부가 보편적 지급에 그간 줄곧 낸색을 보여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961년 이후 59년만에 4차례나 추경을 편성했다. 사태 확산 초기인 3월 11조7000억원 규모로 시작해 4월 12조2000억원(2차), 6월 35조1000억원, 9월 7조8000억원(4차)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사실상 5차 추경"이라고 밝힌 9조3000억원(융자 사업 포함)의 피해지원대책을 더하면 당초 2020년 예산안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현재까지 76조원 이상을 더 붓는 셈이다.
최근 언급된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2차 추경 당시(1차 재난지원금)와 유사한 규모(4인가족 기준 100만원)로 추진될 경우 7조6000억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2021년 본예산을 편성한 상황에서 지출 구조조정 등은 불가능 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국채발행을 통한 빚내기 추경이 불가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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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피해업종 지원효과가 미미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을 정도다. KDI는 최근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을 통해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사용가능업종 매출증대 효과가 전체 투입예산 대비 최대 36.1%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풀린 지원금의 70% 정도는 오히려 채무상환이나 저축 등으로 쓰였다. 그러면서 향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를 분석하고 피해계층을 식별해 정밀지원하는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역시 직접적 타격을 입은 피해계층을 집중지원 하는 것이 오히려 '보편성'을 살린 지원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힌다면 기본적으로 잠재됐던 소비는 살아난다"면서 "그 때에도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더 타격이 컸던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피해 정도와 무관하게 같은 돈을 명시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계층에게 줄 지원액을 줄이며 불평등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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