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인 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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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신년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제1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독자적 후보로 승리를 이끌겠다는 지도부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국민의힘 당내에선 안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과 단일화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1일 동아일보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서울시장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 포인트)에서 안 대표는 24.2% 지지율로 후보군 13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17.5%)과 나경원 전 의원(14.5%)은 차례로 2, 3위를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달 31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와 시사저널이 26~27일 서울지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여권 유력후보인 박 장관과 대결할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각 언론 신년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일관되게 서울시장 후보 선두에 안철수 대표가 자리한다”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썼다. 또 “야권 1위 후보를 흠집 내고 끌어내리면 누구 좋은 일 시키는 것이냐”면서 “잠시 당을 맡은 분의 아집과 독선으로 서울시청을 수복할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다면 우리 당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안 대표의 이른 ‘대세론’을 경계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지상욱 원장은 안 대표의 야권 단일후보 주장을 “정치적 알박기”라고 일축했다. 지 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공학적 단일화 얘기는 국민을 위해서 좋지 않고 정책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지금까지 한마디도 보수 가치를 얘기하신 적이 없었던 분이 이제는 보수의 본진인 국민의힘과 단일화하겠다고 나서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새해 첫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을 찾은 안 대표는 재차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야권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국민의힘 지지자, 국민의당 지지자,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적 성향 모두 힘을 합해야 겨우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흩어지지 않게 모두 모여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할 수 있게 할 것인가, 그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그 관점에선 다른 분들도 생각이 같을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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