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러셀 |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카일 러셀(27·한국전력)이 인터뷰까지 마치고 짐을 싼 시간은 31일 오후 10시 20분이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빨리 집으로 가서 아내(이유하 씨)와 조촐하게나마 2020년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치열한 5세트 말미, 러셀이 용기를 낸 덕에 러셀·이유하 부부는 기분 좋게 2020년을 마무리 했다.
한국전력은 3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21-25 25-21 32-30 20-25 15-13)로 꺾었다.
러셀은 13-11에서 과감한 서브로 득점하더니, 14-13에서 후위 공격을 성공해 경기를 끝냈다.
이날 러셀은 양 팀 합해 최다인 34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이 49.12%로 조금 낮긴 했지만,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해결 능력이 아쉽긴 해도, 오늘 중요한 순간에서 득점해 준 건 정말 고맙다"고 러셀을 칭찬했다.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러셀의 아내 이유하 씨도 있었다.
러셀은 "아내가 경기장에 오면 큰 도움이 된다. 오늘 내가 경기 중에 기복이 있었고, 대한항공이 수비가 좋은 팀이라서 고전하긴 했다. 그래도 아내를 보며 힘을 냈다"고 했다.
이유하 씨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사했고 성인이 된 후에 러셀과 만나 결혼했다.
연말에 가까이에서 러셀을 응원했던 이유하 씨는 내년 1월 4일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러셀은 "아내가 시즌 끝날 때까지 함께 있으면 좋겠지만, 아내가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시 떨어져 지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러셀은 2021년에도 코트 위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센터 신영석, 안요한 등이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는 등) 동료들이 내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서브 리시브 부담이 줄면 한결 편안하게 공격할 수 있다"며 "동료들이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한국전력은 2021년 러셀에게 '더 힘 있는 공격'을 기대한다.
러셀은 "2021년 내 소원은 가족의 건강과 한국전력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2021년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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