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젊은이들의 혼인과 출산이 감소하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출산율 쇼크’가 내년부터 본격화해 최소 2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합계출산율이 정부가 예상한 비관적인 시나리오인 0.72명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은행은 30일 내놓은 연구보고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에서 합계출산율이 2019년 예상했던 비관 시나리오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2019년 통계청이 추계한 비관 시나리오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2년 뒤 합계출산율이 0.72명을 밑돌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보고서는 급속히 진행되어 온 저출산 추세가 코로나19와 맞물리면서 저출산,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식 한은 조사국 거시재정팀 차장은 “코로나19의 고용, 소득 충격이 20, 30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점이 혼인과 임신 감소에 크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2021년부터 현실화돼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 1위인 일본을 추월하는 시점도 당초 예상했던 2045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재난 이후에 나타나는 베이비붐 현상도 이번에는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의 경우 사회 전반의 경제적·심리적 불안을 크게 고조시키면서 혼인이나 출산 결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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