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들어 5G(5세대) 이동통신 품질은 상반기보다 나아졌지만, 4G(LTE) 품질은 지난해와 비교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LTE 가입 회선은 5500만개에 이른다. 5G 가입자의 다섯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의 통신 품질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30일 정부세종청사서 브리핑을 통해 ‘2020년도 하반기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를 발표했다. 지난 8월 ‘2020년 상반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한지 약 5개월 만이다. 5G를 포함한 품질평가는 올해 8월 발표된 상반기 조사에 이어 이번이 2번째다.
조사 대상은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 전국 85개시 주요 행정동으로 확대됐다. 품질평가 결과 5G 속도는 SK텔레콤이, 서비스 커버리지는 LG유플러스가, 다중 이용시설 망구축은 KT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진 5G 품질...20배 속도 ‘꿈의 5G’ 서비스는 아직
그래픽=정다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통신 3사의 평균 다운로드 전송 속도는 상반기(656.56Mbps) 대비 33.91Mbps 향상된 690.47Mbps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평균 업로드 전송 속도는 63.32Mbps다. 5G 커버리지 내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LTE로 전환된 비율은 다운로드 시 평균 5.49%(상반기 6.19%), 업로드시 평균 5.29%(상반기 6.19%)로 나아졌다.
통신 3사의 전체 커버리지 맵을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는 통신 3사 평균 약 478.17㎢ 면적, 6대 광역시는 약 1,417.97㎢ 면적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해 임야를 제외하면 주요 지역의 상당 부분에서 5G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짜 5G’로도 불리는 28GHz(기가헤르츠) 대역 기지국 구축이 안된 만큼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5G 품질과는 여전히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5G 상용화 초기 통신사들은 LTE의 20배 속도를 낸다고 홍보했지만, 현재 수준에선 4.5배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 LTE 유지보수 소홀... 5G서 LTE 인프라 활용도 품질 저하 요인
더 큰 문제는 LTE다. LTE 망은 현재 전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신 인프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한국 이동통신 가입자는 7000만6170명으로 집계됐다.
LTE 서비스가 5454만, 5G 866만, 3G 620만, 2G 61만이다. 한국 인구는 9월 말 기준으로 5184만명이다. LTE 가입회선만 전국민 인구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LTE 서비스는 통신 3사 평균 다운로드 속도 153.10Mbps(전년 158.53Mbps 대비 5.43Mbps↓) 평균 업로드 속도 39.31Mbps(전년 42.83Mbps 대비 3.52Mbps↓)로 서비스 이후 처음으로 속도가 하락했다.
그래픽=정다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는 통신사들이 지난해부터 5G 투자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LTE 투자를 줄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그동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5G 가입 유도를 위해 통신사들이 일부러 LTE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LTE 속도가 줄어든 점은 구체적으로 파악해봐야겠지만, 농어촌 지역에서 유지보수 수준이 (작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심 지역에서도 5G가 NSA 방식으로 일부 LTE 자원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TE 이용자 1000만 명이 5G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주파수를 나눠 쓰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홍 정책관은 "LTE가 아직은 5000만이 넘는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년에 더 엄격한 측정으로 (통신사들의) 품질관리가 소홀히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