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벌어진 성착취 범죄를 수사한 경찰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9개월 동안 관련자 3600여명을 검거하고 활동을 종료한다. 특수본 활동은 ‘n번방’·‘박사방’ 사건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지난 6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사이버 성폭력 대응센터,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들과 n번방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이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 을 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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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30일 9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총 2907건을 단속해 3575명을 검거, 24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25일부터 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총 4283명 규모의 특수본을 꾸려 운영했다. 오는 31일 활동을 종료한다.
경찰 수사는 지난해 말부터 시민단체와 언론 등을 통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특히 아이디 ‘박사’를 쓰는 조주빈(24·구속)이 공범들과 함께 미성년자를 포함해 수십여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은 뒤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이를 유통한 것이 알려지며 공론화됐다.
조씨는 3월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씨의 범행 수법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게 됐고,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영상을 구입해 보는 이들이 수만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조씨 이전에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판매해왔던 ‘n번방’ 운영자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경찰은 5월 9일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도 검거했다.
이후 경찰 수사는 조씨, 문씨와 함께 범행을 벌인 일당들과 이들이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영상을 시청한 이들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대화방을 운영한 이들이 429명, 판매하고 유포한 이들이 509명, 구매하고 소지한 이들이 185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n번방 관련 피의자는 804명, 박사방 관련 피의자는 22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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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의 연령대는 10대와 20대에 집중돼 있었다. 전체 검거 인원 중 10~20대가 71%(2538명)를 차지했다. 통신매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연령대가 디지털 성범죄에 많이 연루된 것으로 분석됐다.
주범인 조씨와 문씨 등은 중형을 선고받거나 선고가 예정돼 있다.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조씨는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조씨 공범 5명은 각각 징역 5~15년을 선고받았다. 문씨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문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경찰은 피해자 신원을 특정한 뒤, 심리 상담 등 보호 조치를 실시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10대였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1154명이었다. 이 중 신원 확인이 된 사람은 1099명이다. 10대 이하가 667명으로 60.7%로 가장 많았고, 20대 294명, 30대 74명 순이었다.
경찰은 피해자와 동성인 경찰관을 일대일로 지정해 피해자를 지원했다. 피해자 1094명을 대상으로 총 4387회의 맞춤형 보호·지원 조치를 했다고 경찰청은 전했다. 경찰은 특수본 운영 종료 이후에도 전국 시·도경찰청에 설치된 ‘사이버 성폭력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계속 단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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