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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 결심 보도에 "오보"라고 한 박영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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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출마 결심 보도에 "오보"라고 한 박영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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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승리 가능성 신중 고민하는 듯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열린 우분투포럼 출범식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열린 우분투포럼 출범식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박 장관은 ‘출마를 결심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최적의 출마 시점을 찾는 중”이라거나 “아직 선거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등의 해석이 분분하다.

박 장관은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이냐’는 28일 본보 문의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보입니다”라는 답을 보내 왔다. 출마 결심이 아직 안 선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장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박 장관의 이런 의사 표시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분위기다. 정치인 특유의 화법이라는 것이다. 또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규칙을 정하는 선거기획단은 박 장관 측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출마는 기정 사실'이라는 얘기가 더욱 힘을 받는 정황이다.

민주당 여성 중진 의원은 “박 장관은 서울시장 경선에만 두 번 나왔을 정도로 의지가 분명한 인물”이라며 “출마 선언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교체되는 연내 개각 대상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면서 “내년 1월 중 개각 때 장관에서 물러나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의 결심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중소벤처기업부 업무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민주당 3선 의원은 “힘이 별로 없는 중기부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등한 위치까지 끌어올린 사람이 박 장관”이라며 “중기부 간부들이 최근 박 장관을 만날 때마다 ‘정말 출마하시는 거냐’고 걱정하며 물어보면 박 장관이 어쩔 줄 몰라 한다더라”고 했다.

박 장관이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우선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경쟁자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당내 조직력이 탄탄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외 인사는 “선거 비용이 못 해도 10억원은 들 텐데, 경선을 넘지 못하면 선거 비용 보전도 못 받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겹겹이 쌓인 악재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 역설적으로 박 장관의 출마를 재촉할 수도 있다. 박 장관은 여권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이자 대중 인지도가 높다. 그런 박 장관이 당내 경선에 참여하기 바라는 민주당의 ‘SOS 신호’가 더욱 세지면, 박 장관도 외면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