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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흥행 참패' 비관론 딛고 중형조선사 M&A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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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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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과 동일철강 등 공동인수인이 29일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선조선본사에서 채권단 동의를 거쳐 1600억원 규모의 대선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날 채권단을 대표해 화상으로 계약식에 참여했다. 사진 왼쪽부터 안종혁 수은 기업구조조정단장, 이수근 대선조선 대표이사(모니터속 왼쪽),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모니터속 오른쪽), 권우석 수은 부행장./사진제공=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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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진행해온 중형조선사 매각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매각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흥행에 실패할 거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일단 원매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

29일 IB(투자은행)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선조선 최대주주인 수은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인 동일철강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동일철강 컨소시엄이 500억원을 내서 대선조선의 신주를 취득하고, 대선조선 채무 1100억원을 승계하는 구조다.

수은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중소조선사가 구조조정으로 사업을 전환하거나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이번 M&A(인수합병) 성사로 다시 한번 성공적인 중소조선사 M&A 사례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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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올해 양대 국책은행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중형조선사 연쇄 매각작업은 종료를 눈앞에 두게 됐다.

현재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의 경우 산은 등 채권단이 각각 동부건설 컨소시엄, 유암코-KHC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수은은 올해 초 성동조선을 HSG중공업과 큐리어스 PE(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작업에 대한 시장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동시다발적으로 매각이 진행되는 탓에 원매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모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조선사들이 최근 흑자전환 하긴 했지만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 주인 찾기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그러나 떠들썩하게 일을 진행한 게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조선업 본연의 가치가 아닌 조선소 땅 가치만 부각되는 모습을 보여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사 인수 후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통한 이익 창출보다는 조선소 부지의 향후 개발가치만 보고 원매자들이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대선조선이 위치한 부산 영도 땅을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시민단체들이 반발이 거셌다. 특히 한진중공업과 관련해서는 부산시장 권한대행까지 나서 우려를 표시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주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영도조선소 부지의 부동산 가치만 우선시해 개발 사익을 추구할 경우,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고리를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원매자들은 지역 민심 달래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수차례 밝혔다. 동일철강 측도 조선업 영위와 기존 근로자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역 반발이 거세 원매자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부동산 개발을 통해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역의 의구심은 여전하다"며 "온전히 조선업 본연의 가치로 시장 가치를 확보했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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