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M 시위, ‘경제 재개’로 지지율 오르던 트럼프 발목 잡아
바이든, 해리스 지명·오바마 지원 속 유색인종 표심 끌어
‘미국다운 인선’으로 유색인종 권익 향상 목소리 담아
지난 6월 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한 시위대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M, Black Lives Matter)’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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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대선에서 이번 만큼 유색 인종의 목소리가 큰 영향을 끼친 적은 없었다.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에 대한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역시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는 ‘다양성 내각’으로 대선 과정에서 터져나온 미국인들의 목소리를 현실화하려 노력 중이다. 유색인종 감싸 안은 바이든, 대선 승기 잡아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목을 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은 미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전역에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M, 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일어나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 철폐를 외쳤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진정되는 추세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를 주장하며 지지율 회복에 박차를 가하던 순간이었다.
미 정치 분석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5월 9일 4.4%포인트(바이든 46.8%, 트럼프 42.7%)까지 좁혀졌던 두 후보의 격차는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열린 6월 9일 8.1%포인트(바이든 49.8%, 트럼프 41.7%) 차이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후 대선전에서 두 후보의 태도는 극명히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시위를 ‘폭도(thugs)’라고 지칭, ‘법과 질서’만을 강조하며 연방군까지 투입할 방침을 내세웠던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떠오르는 여성 정치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흑인·아시아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며 유색인종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안았다.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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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곧장 대선에서 결과로 나타났다. 미 CNN 방송 출구조사 기준 흑인(87%), 라틴계(65%), 아시아계(61%) 등 유색인종 유권자들은 바이든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주며 승리에 기여했다. 초대 내각서 담아낸 인종 다양성…“구체적 개선 계획 필요”“미국다운(look like America) 인선을 선보이겠다.”
대선 과정에서 터져나온 인종차별 철폐 및 유색인종 권익 향상에 대한 목소리를 ‘다양성 내각’으로 담아내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선언이다.
이는 실제 내각 인선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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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초대 내각 장관급 이상 23명 기준 유색인종의 수는 바이든 내각이 12명으로 트럼프 내각(4명)의 3배에 이른다. 오바마 내각(10명)보다도 2명이 더 많은 수치다.
아직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4명 가운데서 유색인종 인사가 더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유색인종 인사에 대한 발탁이 많았던 만큼 유독 ‘처음’이란 수식어가 붙는 경우도 많다.
예정대로 임명될 경우 첫 흑인 국방장관(로이드 오스틴), 첫 라틴계 보건장관(하비에르 베세라), 첫 원주민계 내무장관(뎁 할랜드), 첫 흑인 환경보호청(EPA) 청장(마이클 리건), 첫 유색인종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캐서린 타이)가 탄생한다.
[블룸버그,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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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순히 흑인, 원주민, 아시아계, 라틴계 등 유색인종 집단의 ‘지분’을 논공행상하는데 그쳐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브리트니 쿠퍼 럿거스대 교수는 시사 주간지 타임에 “이제 ‘나라를 단합하고 치유하자’고 하지만, 우리(흑인)의 상처는 아직도 생생하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유색인종의 정치·경제·사회적 조건을 개선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공허한 상징’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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