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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대선 불복, 사상 초유 美 ‘헌정 중단’ 사태로 이어지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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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정 선거' 이유로 대선 패배 인정 안 해

바이든, 결과 발표 거쳐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

WP “공식 인준 전까지 美 위험지대 놓여있어…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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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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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연방 의회는 내년 1월 6일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준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때 상원 의장을 겸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연방 의회에서 지난 14일 5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치러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 과정을 거쳐 내년 1월 20일 취임한다. 그렇지만, 부정 선거를 이유로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내달 6일 또는 20일에 사실상 ‘쿠데타’를 시도하고, 미국에서 사상 초유의 헌정 중단 사태가 발생하는 악몽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27일 자 칼럼에서 “1월 6일 바이든 승리가 공식 인준될 때까지 미국은 위험 지대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미국 내 소요 또는 해외에서 비상사태가 나면 트럼프가 이를 권력 이양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구실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공화당의 일부 인사들을 포함한 정부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에 규정된 자신의 권한을 뛰어넘겠다는 위협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다이하드’ 지지자들이 소요 사태를 일으키거나 이란 등 해외에서 중대한 위협이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정부 이양을 거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내년 1월 6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준하지 못하도록 공화당 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4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거인단 306명의 표를 얻어 당선에 필요한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270표) 득표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32표를 얻었다. 그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에서 유권자의 선택에 반하는 이른바 ‘배신 투표’를 한 사람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펜스 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의 승리를 인준하지 않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의회가 바이든의 승리를 인준하기에 앞서 1월 6일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의도적으로 소요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이그나티우스가 강조했다. 트럼프 지지단체인 ‘여성을 위한 미국 우선주의’라는 그룹이 벌써 1월 6일에 워싱턴 DC에 집회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월 6일에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라며 “그곳으로 가라. 매우 열정적일 것”이라고 지지자들에게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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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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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위 현장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해 군 동원령을 내릴 것으로 미 행정부 관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이그나티우스가 전했다. 육군 중장 출신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주요 경합 주에서 대선 재투표를 시도할 수 있다고 이그나티우스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에 이란과 전쟁을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1월 3일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군 사령관인 솔레이마니 장군이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다가 바그다드 국제공항 부근에서 미군기의 공습으로 살해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란 민병대는 지난 20일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 20개 이상의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 중 9발이 미 대사관 영내에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만약 미국인이 한 사람이라도 사망하면 이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단순한 위협이 아니며 실제로 미국이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그나티우스 칼럼니스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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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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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가 내년 1월 6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준하고,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지 않아도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 20일에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미 그날 ‘트럼프 집권 2기 대통령 취임식’을 화상으로 별도로 개최하기로 했으며 현재 수십만 명이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또한 취임식 날 워싱턴 DC에서 ‘1백만 민병대 대행진’(Million Militia March)을 할 계획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친 트럼프 시위대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려고 시도하거나 바이든 당선인 지지단체와 충돌해 심각한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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