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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올림픽 다 끝날라…日, 전세계에 걸어잠근 빗장

머니투데이 강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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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올림픽 다 끝날라…日, 전세계에 걸어잠근 빗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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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일본 정부가 사실상 전세계를 대상으로 신규 입국을 막았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사상 최다치를 기록 한 데다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마저 확인되면서다. 일본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자칫 정권에 대한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도쿄올림픽마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잠정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전세계 152개 국가 및 지역에 지난 14일간 방문 이력이 있는 이들이다.

일본 정부는 또 자국민이나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단기 해외 출장을 다녀온 후 귀국할 경우 조건부로 2주간 면제해주던 자가격리 조치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중단키로 했다.

다만 한국 등 11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비즈니스 왕래'는 지속하기로 했다.

대책도 신속하게 나왔다. 일본은 앞서 지난 24일 영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아일랜드 등 유럽을 넘어 싱가포르, 호주 등 아시아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가 지난 25일에는 일본에서도 같은 감염 사례가 확인되자 하루만에 전세계를 대상으로 빗장을 걸어잠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번 조치를 두고 “‘미즈기와’ 방역 대책을 단단히, 그리고 시급히 세우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보였다.


미즈기와는 일본어로 물가를 뜻하는 말로, 보통 ‘작전’을 붙여서 같이 쓴다. 해상으로 공격해오는 적이 육지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섬멸한다는 의미다.

일본의 조치 수위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현재 영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을 대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곳은 50여개국이다. 이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아예 국경을 일주일간 폐쇄하기로 한 중동 국가들을 제외하면 일본과 비교할만한 제한을 건 나라는 찾기 힘들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고, 브라질과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입국 금지 조치가 영국을 대상으로 한다.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영국이나,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부터의 입국 금지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도 항공편 입국을 막은 국가는 영국에 한정돼 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미 23일부터 물밑에서 조치를 준비 중이었으며, 지난 25일 변이 코로나19 사례 확인 이후 단번에 신규 입국 금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빠른 조치는 일본내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3차 유행’에 대한 정부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커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일본에서는 신규 일일 확진자가 3881명으로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4일 연속 신기록이다. 이로써 일본내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1만9146명이 됐다.


스가 총리는 이번 입국 금지 조치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가 총리는 지난 25일 취임 100일째를 맞았지만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취임 초기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70~80%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여행 장려 프로그램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중단을 망설였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벚꽃스캔들’ 수사까지 발목을 잡았다.

NHK의 이달 중순 여론조사에서는 한달새 지지율이 17%포인트나 빠지며 39%로 추락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집권 자민당 내부에선 현상태 대로라면 이달말 여론조사에서 스가 총리의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도쿄올림픽 개최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교도통신은 27일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해 모든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미즈기와’ 대책 강화에 나섰다”면서 “이로인해 연기된 올림픽에 대한 역풍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상 이번 입국 금지 조치로 올봄까지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도쿄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일본인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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