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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투자·자율주행차·VR 힘받을까…정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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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처럼 ‘특수서비스’ 개념 도입해

신규 융합서비스 예외 허용 구체화

‘일정 수준 이상 품질 요구돼야 하고

일반인 인터넷 품질 저하 없어야’ 조건


한겨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가상현실 서비스도 망 중립성 원칙 제한 없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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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대용량 영상 콘텐츠(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와 자율주행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반드시 요구되는 서비스는 ‘특수서비스’로 분류돼 망 중립성 원칙과 상관없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신규 융합서비스에 대한 망 중립성 원칙 적용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규 융합서비스용 통신망 확장 및 고도화와 서비스·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처리에 관한 가이드라인’(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5세대 이동통신 보급 등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자율주행 등 일정 품질이 요구되는 융합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으나, 융합서비스 확산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가 사용하는 인터넷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현행 법령 상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 요건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망 중립성이란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에 대해서는 내용·유형과 제공자 등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규정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2012년부터 시행해왔다. 하지만 통신사들(ISP·인터넷접속사업자)은 망 중립성 원칙 탓에 융합서비스 수요가 일지 않아 5세대 이동통신망 투자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펴왔고, 콘텐츠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 원칙 후퇴가 일반인들의 인터넷 이용 품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뒤 통신사들의 편을 들어 망 중립성 원칙을 철회했다.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유럽연합 사례를 참고해 ‘특수서비스’ 개념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망 중립성 원칙과 상관없이 제공할 수 있는 ‘예외 서비스’ 제공 요건을 명확히 했다. 개정안은 특수서비스를 ‘특정한 이용자 만을 대상으로, 일정 품질 수준(속도·지연수준 등)을 보장하여 특정 용도로 제공하며,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구분된 별도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라고 규정했다. 유럽연합은 인터넷텔레비전(IPTV), 인터넷전화(VoIP), 실시간의료(원격수술 등), 텔레메틱스, 에너지 소비 센서 등 기기 간 연결(M2M) 서비스 등을 특수서비스 사례로 꼽았다.

특수서비스 제공 조건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통신사업자가 인터넷 접속 서비스 품질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통신망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하며, 특수서비스를 망 중립성 원칙 회피 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통신사의 특수서비스 제공 상황이 정부와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했다. 정부가 인터넷접속서비스 품질 등을 점검하며, 통신사에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6월 통신 3사, 카카오, 왓챠,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법·경제·기술 전문가(6명)들로 ‘망 중립성 연구반’(위원장 고려대 이성엽 교수)을 꾸려 개정안 작업을 해왔고, 오픈넷과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 전문가 단체들의 의견도 들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김남철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 신규 융합서비스 제공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고, 통신사의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하도록 규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 유럽연합이 지난 10월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일정 조건 아래서는 특수서비스 제공을 허용하는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미국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망 중립성 원칙을 복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적인 정책 동향도 살폈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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