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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KDI "1차 재난지원금 소비효과 4조원, 예산 30% 수준"… 소비 늘었지만, 약발은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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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보고서 발표

정부가 지난 5월 지급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카드 매출액 증대 효과가 약 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에 투입된 전체 예산의 26.2%~36.1% 수준이다. 다만 재난지원금은 5~6월에 90% 이상이 소비되면서, 눈에 띄는 매출 증대효과는 5월 한달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 업종은 재난지원금 효과가 미미해,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행정안전부 정책연구용역으로 수행한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KDI는 정부의 재난지원금에 각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지원금 규모는 총 14조2000억~19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봤다. 이 가운데 매출 변화 파악이 어려운 상품권·선불카드를 제외한 규모는 11조1000억~15조3000억원이고, 이 중 26.2~36.1%에 달하는 4조원이 소비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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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지식경제연구부, 오윤해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왼쪽)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대해 분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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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재난지원금의 70%는 채무 상환, 저축 등에 사용됐을 것으로 봤다. 재난지원금이 사용기간·사용처가 제한된 소비쿠폰 형태로 지급됐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필요한 소비를 하고, 원래 자신의 소득에서 지출하려던 부분은 빚을 갚고 저축하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효과는 30% 내외 수준"이라며 "대만도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증대효과가 24.3%(2009년), 미국은 20~40%(2001년)로 나타났다. 국내의 지원금 효과는 기대했던 수준이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소비는 지난 5월 전 국민에게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회복되기 시작했다.

올해 5월 첫째주부터 8월 둘째주 기간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업종별로는 가구, 서점, 문구, 안경, 의류·잡화 등 준내구재 소비가 10.8%포인트(P) 늘었고, 마트, 슈퍼마켓, 식료품, 편의점 등 내구재가 8.0%P, 이미용, 사우나, 찜질방 등 대면서비스업이 3.6%P, 음식업이 3.0%P 증가했다. 현금수급가구는 소비지출 93.7%, 저축 3.8%, 빚 상환 1.8% 순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했다. 현금수급가구의 71.2%는 6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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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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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신용·체크카드 매출액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5월11일~6월21일) 전년동기 대비 약 7.3% 증가했다. 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업종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전(4월13일~5월3일) -4.0%에서 지급후(5월11일~6월21일) 7.1%으로 11.1%P 증가했다.

전통시장 카드매출은 코로나19 확산기간(2월24일~4월12일)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 증가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15% 이상 증가폭이 확장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한 동행세일기간(6월22일~7월12일)에는 39% 이상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3.2% 감소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코로나19 확산 둔화로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90% 이상이 5·6월에 소비되고,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의 판매액이 증가한 것을 봤을때, 재난지원금이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슈퍼마켓·잡화점의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반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금지된 백화점의 판매액은 같은 기간 8.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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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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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로나19 종합대책 중 하나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조치와 온라인 쇼핑 매출 증가도 민간소비 증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승용차·연료소매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무점포소매점은 21.2% 각각 늘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BSI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전과 직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 소상공인 BSI는 73.4, 전통시장 BSI는 79.5였다. 하지만 5월 소상공인 BSI는 88.5, 전통시장 BSI는 109.1로 급증했다.

올해 2분기 인·허가업종의 휴폐업률도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불가능 업종(유흥주점·노래방)에 비해 사용가능 업종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 대비 휴·폐업률 증감을 보면 ▲마트 등 -0.3%P ▲음식점 -0.5%P ▲안경 -0.7%P ▲사우나 -0.1%P ▲여행 0.1%P 줄었다. 반면 유흥주점은 0.5%P, 노래방은 0.7%P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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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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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난지원금 효과는 5월과 6월 첫째주 등 한달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효과는 5월2주(6400억원)→3주(1조6800억원)→4주(1조5300억원)→6월1주(6400억원)를 기록한 뒤, 2주차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KDI는 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만으로는 여행업,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어,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 소득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대비,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분석해 피해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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