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애플 전기차 보도 직후 트윗 올려
“가장 암울했던 시절, 팀 쿡에 연락” 털어놔
"현재 가격 10분의 1 수준으로 팔려했다" 밝혀
자금난 시달린 2017년 중반으로 추정
일론 머스크가 과거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했다고 밝혔다(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했지만 팀 쿡 애플 CEO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가 테슬라를 팔려고 했던 시기는 2017년 중반으로, 테슬라를 팔려고 했던 가격은 약 600억달러(약 66조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모델3 프로그램의 가장 암울했던 시절, 나는 (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으로) 테슬라를 애플이 인수할 가능성을 논의하려고 팀 쿡에게 연락했다”며 “그는 만남을 거부했다”고 썼다.
그는 애플이 2024년까지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뒤 이 같은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투자 리서치 회사 아크 인베스트의 브렛 윈턴이 애플의 전기차 진출에 관해 올린 트윗에 답변하며 “사실이라면 이상하다”고 평가한 뒤 해당 트윗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는 애플이 자체 전기차를 내놓는 것에 진지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 사실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올린 트윗. “가장 암울했던 시기에 테슬라를 애플에 팔려고 했다” (사진=트위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한 시기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그가 언급한 ‘암울한 시기’가 2017년 중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머스크가 “모델3는 2017년 중반부터 2019년 중반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이었다”며 “생산과 물류 지옥”이라고 표현한 바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자금난은 모델3를 출시한 2017년부터 시작돼 2019년 중반까지 이어졌다. 머스크는 2018년 자동차 사업은 ‘제조업 지옥’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테슬라 상장폐지안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미국 증권거래위(SEC) 조사를 받았다. 상장폐지 작업을 하려 하자, 테슬라 자문위원들은 폭스바겐 등 여러 곳에서 자금지원을 받으려 할 정도였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약 660조원)가 넘는다. 머스크 말대로라면 당시 애플에 600억달러가량에 테슬라를 팔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 등 언론들은 애플 측에 머스크의 트위터 글과 관련해 논평을 요청했지만 즉각 답변을 받진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과 테슬라의 제휴는 실리콘밸리에서 종종 언급되는 주제였다. 2015년 애플 주주총회가 상징적이다. 한 투자자는 회의 도중 팀 쿡 CEO에게 “솔직히 당신들이 테슬라를 인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해 다른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자동차에 대한 애플의 관심이 높아지며 테슬라와 ‘인재 모시기’ 기싸움도 벌어졌다. 2015년 머스크는 애플이 60% 임금인상을 미끼로 기술자들을 빼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한다. 우리는 항상 농담으로 애플을 ‘테슬라 무덤’이라 부른다”며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하게 된다. 농담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막대한 자원과 브랜드 파워, 물류력을 가진 애플이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면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 테슬라는 ‘가장 큰 낙오자(the biggest losers)’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