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것"
후보 단일화 방안 두고 野 신경전 조짐
김종인 비대위원장, 앞서 '입당해 경선해라' 입장 내비쳐
국민의힘 내부서도 이견 갈려
"원샷 경선해야" vs "당내 후보 발굴기회 차단 말아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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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둘러싼 야권 내 신경전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겠다'는 취지로 언급했지만, 야권 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야권 내에서도 이견이 갈리고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반드시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장을 통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권 교체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야권 단일 후보를 추대해야 하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좋은 선택이 아니다'는 취지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재 상황에서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은)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며 "단일화 방법에 대해 의견이 다양하게 분출이 되는 상황이라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국회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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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앞서 안 대표에 대해 '입당해 경선하라'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월3일 온라인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인물이 당내에서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외부 인사가) 서울시장 생각이 있으면 우리 당에 입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20일 열린 비대위회의에서도 "안 대표에 대해 크게 대응할 필요 없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추진하려면 국민의힘 입당을 전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두고 이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외 인사들까지 포함한 통합 경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당내 후보 경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왔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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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는 것이 영 불편하다면, 국민의힘 내부 경선의 일정 단계가 되면 당 바깥 제3지대에서 범야권 단일화를 위한 경선 관리인을 만들어 모든 후보가 똑같은 조건에서 경선을 '원샷'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힘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한 후보가 뽑혔는데 당 밖에 있는 안 대표와 또 다시 결선을 하는 것은 너무 공정하지 않다. 경선이라는 게 야구의 코리안시리즈가 아니지 않나"라며 이른바 '원샷 경선'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같은 '원샷 경선론'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원샷 경선은 안철수 선입당, 경선 당워비율 등 논란이 불거져 야권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섣불리 원샷 경선판을 벌리면 오히려 그저 이름값 경선판으로 흐르게 된다. 이번엔 정말 진짜배기를 뽑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103석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미스터트롯 방식의 인물발굴에 나서야 한다. 그러면 당의 후보가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라며 "우리 당 후보들의 진가를 발휘하는 판을 만들어야지, 우리 당 스스로 후보 발굴기회를 차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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