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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국민의힘-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방법 놓고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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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서울연립정부’ 내밀며 국민의힘 입당 거부

국민의힘-국민의당 주도권 경쟁 장기화 전망도


한겨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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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화·연대 방식을 둘러싼 보수 야권 내 ‘샅바 싸움’이 벌써부터 꿈틀거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입당 뒤 당내 경선’ 요구가 분출하지만, 안 대표 쪽은 당분간 수싸움에 들어가며 국민의힘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방식은 △국민의힘 입당 뒤 당내 경선 △당적에 상관없이 참여하는 ‘원샷 경선’ △각 정당 후보 선출 뒤 제3지대 등과 통합 결선(2011년 박원순-박영선 모델) 등 3가지 정도다.

안 대표 쪽은 국민의힘의 입당 요구를 거절한다. 당내 기반 없는 안 대표로서는 사실상 흥행 ‘불쏘시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적용할 ‘국민 80 대 당원 20’ 경선룰을 확정해놓았다. ‘당원’ 비율이 크게 줄긴 했으나, 안 대표 입장에선 여전히 높은 벽이다. 더욱이 ‘오세훈·나경원·유승민’ 등 대선주자급 당내 유력인사 등판설이 나돌면서 ‘당원 20%’ 허들은 안 대표를 더욱 망설이게 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립 서울시 정부’를 강조해 속내를 내비쳤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뒤 경선’ 요구에는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 쪽이 요구하는 단일화 방안은 ‘원샷 경선’ 또는 ‘2011년 단일화 모델’, 둘 중 하나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민후보는 민주당 후보(박영선)와의 결선 승리 이후에도 민주당 지지 아래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렀고, 넉달이 지나서야 민주당에 입당한 바 있다. 안 대표가 내심 바라는 것도 이런 ‘박원순 모델’로 짐작된다.

또 안 대표는 중도를 표방하고 있어, 국민의힘 조기 입당이 마이너스라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선 일찍부터 국민의힘과 동일시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중도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합리적 진보까지 끌어들이지 않으면 내년 보궐선거가 간단치 않다. 안 대표는 본인이 보수가 아니라는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안 대표가 다른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얼마나 본선 경쟁력을 지니고 있느냐가 ‘원샷 경선’ 또는 ‘단일화 모델’을 요구할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 출마 선언을 환영하면서도, 갑자기 불어닥친 야권 단일화 정국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아직 당내 후보군도, 정책 조율도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한 비대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젠더 문제 등 서울시민들에게 어떤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고 지지를 이끌어낼지 이야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지도 있는 정치권 인사를 중심으로 단일화 방법론만 부각되는 것은 구태 정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 이르긴 하지만, 자칫 ‘단일화 논의’가 무산될 경우 야당표 분산 효과로 ‘최대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103석 국민의힘이 미스터트롯 방식의 인물 발굴에 나서면 당의 후보가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여전히 의미 있는 후보로 남아 있다면 그때 범야권후보 경선판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향한 맹비난으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자신이 후보직을 양보한 박 전 시장의 과오를 드러내 이를 해결할 적임자가 자신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전임 시장은 정직하지 못했다. 페미니즘 정치인을 자부하고, 서울시에 젠더 특보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말과 행동이 달랐다”며 “권력으로 딸 나이인 여성의 인권을 짓밟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박 전 시장을 향해 “옥탑방 서민 코스프레는 할 줄 알아도, 전기요금 낼 돈도 없어서 선풍기조차 마음대로 못 트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고통스러운 생활고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말과 180도 다른 파렴치한 행동으로 천만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배신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노현웅 오연서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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