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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금강산 관광' 카드 꺼내든 北…남북협력으로 돌아서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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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덕훈 내각총리, 금강산관광지구 시찰

코로나 방역·80일전투 와중 전격적 방문

제8차 당대회 이후 대외전략 변화 가능성

"남북 대화 계기" vs "코로나로 어려워"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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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금강산 만물상(萬物相)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선대(天仙臺)의 가을 풍경 사진을 지난 11월 4일 공개했다. 천선대는 해발 높이 936m의 봉우리로 벼랑 중턱에는 선녀들이 내려와 치장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오는 '선녀화장호'가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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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올해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갔던 북한이 남북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카드를 전격 꺼내들었다.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신규 대외전략 노선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이 내년부터 대남 유화모드로 돌아설 지 주목된다.


2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덕훈 내각 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경제를 총괄하는 김 총리는 고성항 해안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면서 "명승지들을 개발하여 인민들의 문화 정서적 요구를 최상의 수준에서 충족시킬 데 대한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에 정확히 반영하고 집행하는 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은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남측에 요구했다. 이후 남북은 간헐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북한이 올해 1월 30일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내오며 협의는 전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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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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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태풍피해 복구 등 내치에 주력해온 북한이 갑작스럽게 금강산관광지구 개발 문제를 꺼내든 셈이다.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발표하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덕훈 내각총리의 금강산 현지시찰은 다소 의외로 비치는 행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은 나름대로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2021년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단계에 돌입할 경우 북한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관광개방을 통한 외화 확보가 될 것"이라면서 "본격적으로 금강산지역을 독자개발하기 위해서는 남측 노후 시설을 완전히 정비, 철거하는 것이 선결과제이기 때문에 남측과의 접촉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코로나19로 외부지원 유입통로가 막힌 상황에서 우리의 대북지원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대남전략을 유화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구성되기 전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해 향후 남북관계를 북·미 대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특히 코로나19가 완화된 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이뤄진다면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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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코로나19 종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금강산 관광과 남북 대화·협력 또한 단기간내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미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수해 복구작업이 완료됐고,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삼지연시 개발도 거의 완료되면서 내년부터는 군인·건설자들을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데는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한국의 현 정부 임기 내에 남북교류가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이후 중국인 관광객 유치와 남한의 차기정부 출범 이후 관광교류 확대를 기대하면서 수년간에 걸쳐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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