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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홍남기 “고용상황 외국보다 양호”…알고보니, 엉뚱한 통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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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취업자 27만명 줄어 ‘―1%’

선진국 10월과 비교해 다소 앞서

같은 10월 통계로는 한국이 뒤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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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27만 명 넘게 줄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12월 고용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면서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16일 내놓은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7만3000명 감소했다. 다만 감소 폭은 10월(―42만1000명)보다 다소 줄었다. 조사 기간 중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며 숙박 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직의 취업자 감소 폭이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3월(―19만5000명) 이후 9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며 ‘고용 한파’가 장기화하고 있다.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줄어든 건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1만3000명 감소해 2019년 2월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임금근로자 중에선 임시직(―16만2000명)과 일용직(―4만4000명)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감소 폭이 컸다.

홍 부총리는 이날 녹실회의(관계장관회의)에서 “10월에 비해 고용 상황이 나아진 점은 긍정적”이라며 “국제 비교 시 우리 고용 상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제 비교를 위해 사용한 국가별 취업자 증감률의 시점이 제각각이라 정부가 긍정적인 해석을 위해 통계를 작위적으로 인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한국의 취업자 증감률이 ―1.0%로 독일(―1.3%) 일본(―1.4%) 영국(―2.6%)과 비교해 양호하다고 했지만 독일과 일본, 영국은 10월 실적을 기준으로 삼았다. 한국의 10월 증감률은 ―1.5%로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히려 독일, 일본보다 고용 상황이 좋지 않고 네덜란드(―0.5%) 호주(―1.0%) 등과 비교해도 수치가 낮다. 정부 관계자는 “집계 가능한 가장 최근 데이터를 인용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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