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외야의 중심이 될 노수광.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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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자유계약선수(FA) 정수빈이 친정팀 두산베어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아쉬워한 팀은 바로 한화이글스였다. 정수빈 영입을 위해 마지막까지 경쟁했지만 끝내 데려오지 못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웠던 주장 이용규를 비롯해 최진행, 김문호, 양성우 등 베테랑 외야 자원을 대거 방출했다. 주전 우익수로 활약한 브랜든 반즈와 재계약하지 않고 대신 1루수와 3루수가 주포지션인 라이온 힐리를 영입했다.
당장 1군에서 주전 외야수로 나설만한 경험과 기량을 갖춘 선수는 노수광이 유일하다. 외야진을 이끌 중심적인 리더가 절실했다. 그래서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정수빈을 영입 1순위로 점찍고 협상을 벌였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정수빈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한 팀은 한화 뿐이었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나선 두산은 정수빈 보다는 허경민, 오재일에 더 우선순위를 뒀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정수빈에게 계약기간 4년에 보장금액 40억원을 제시했다. 옵션 등 플러스 알파를 포함하면 그 이상 금액도 가능했다. 지난해 롯데자이언츠와 4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한 FA 외야수 전준우의 조건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는 보상금과 보상선수 유출까지 고려했을 때 구단이 지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한화쪽으로 기우는듯 했던 분위기는 14일 180도 바뀌었다. 오재일이 삼성라이온즈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맺자 두산은 정수빈을 잡는데 다시 집중하기에 이르렀다.
두산은 정수빈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계약기간을 대폭 늘렸다. 6년 최대 56억원을 제시했다. 연평균 금액만 놓고보면 한화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수빈의 친정팀에 대한 애정은 금액 차이를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았다. 새로운 팀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익숙한 팀에서 뛰는 편안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7년 최대 85억원 조건으로 허경민의 영향도 컸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90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대회 당시 함께 우승을 이끌었다. 허경민은 계약을 마친 뒤 정수빈에게 잔류를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빈 영입에 실패한 한화는 당장 다음 시즌 외야수 구성이 쉽지 않게 됐다. 일단은 노수광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망주의 경쟁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일단 노수광을 주전으로 두고 이동훈, 김지수, 강상원 등 군필 3인방이 경쟁체제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 3명의 선수는 어린 나이에 잠재력을 갖춘데다 모두 군필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부임한 뒤 스링캠프 내용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수베로 감독은 “팀 내 젊은 선수들의 기록과 영상을 보니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며 “3년 후 어떤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 남아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나는 3년간 팀의 성장 과정에 치중할 것”이라며 “우선 내년 시즌에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밟아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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