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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물가와 GDP

원화강세에 수출물가 36년만 최저…中企 채산성 빨간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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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0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내년 1140원대 전망도

수출기업, 원화로 손에 쥐는 돈 줄어들어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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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물가가 약 3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4개월 연속 하락세로, 당분간 수출품 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라 기업들의 채산성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현지생산이나 환헤지 등으로 환율변동 대응이 용이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 국면에도 수출이 선방했지만, 원화 강세로 기업들이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91.96(2015=100)으로 전달보다 0.8% 떨어졌다. 4개월째 하락세로, 수출물가는 1984년 12월(91.09)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0월(-2.6%)에 비해 수출물가 하락 폭이 줄긴 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4.9% 내리며 18개월째 떨어졌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한 지표다. 지난달 달러 등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4% 올랐지만, 환율을 반영하면 수출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실제로 10월 평균 1144.68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116.76원으로 2.4% 떨어졌다. 전년동월대비로는 4.3% 내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달러 공급, 강력한 부양책을 약속한 조 바이든의 미 대통령 당선 등의 영향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원화가치는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같은 양을 수출해도 원화 환산수익이 줄어든 셈이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최근 수출물가 하락에는 환율 요인이 크게 작용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D램이 전월대비 2.4% 떨어졌고 플래시메모리는 4.7% 하락했다. 강 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글로벌 수요가 부진해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재고보유량이 늘며 가격이 떨어진 서버용 반도체를 제외하고 모바일ㆍPC용 D램 수요는 견조하다"고 덧붙였다.


원화강세가 지속돼 수출물가는 앞으로도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달 3일 원·달러 환율은 2년6개월만에 1100원대가 깨졌고, 전날 1093.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9시58분 현재 환율은 1090.70원에 거래 중이다. 내년 상반기엔 원·달러 환율이 104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은은 과거보다는 환율이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제품 경쟁력이 높아졌고 해외에서 생산해 바로 수출하는 무통관수출 기업이 많아졌다는 점, 수출 경쟁국인 중국 위안화도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이유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무통관수출이나 환헤지가 덜 활발한 중소기업들은 환율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한편 11월 수입물가는 95.78로 0.3% 떨어졌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43.42달러로 6.8% 올랐지만, 반도체 수입물가가 하락하며 5개월 연속 내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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