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아내는 자가격리 중…"매일 집에서 영상통화 해"
러셀 '강하게' |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확실히 러셀은 와이프가 와야 하는 것 같다."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장병철 감독이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뒤 한 말이다.
이날 승리 공신은 카일 러셀이었다. 러셀은 1세트부터 8득점을 폭발하는 등 21점을 올리며 한국전력의 승리를 이끌었다.
러셀은 일단 탄력을 받으면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컵대회와 V리그 2라운드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저력이 있다.
그런데 '기복'을 보인다는 게 약점이었다. 장 감독은 러셀이 경기 초반에 몸이 풀리지 않거나 세트마다 기복이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날 러셀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에이스' 모드를 유지했다.
장 감독은 "그저께 러셀의 아내가 왔다. 러셀과 같은 집에 있는데, 방은 따로 쓰면서 자가격리 중이다. 격리 지침을 준수하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셀의 아내는 재미교포로 미국에서 대학 배구 선수로 활약했던 이유화 씨다.
경기 후 만난 러셀도 부인의 귀국이 큰 힘이 됐다고 인정했다.
러셀은 "아내와 같은 상황에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심적으로 위안이 된다. 경기 중에도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잘 되는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공격하는 러셀 |
아쉽게도 이유화 씨가 러셀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러셀과 함께 한국에 왔다가 9월 잠시 떠났던 이 씨는 약 3개월 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이번에 한국에 머무는 시간은 3주. 그중 2주는 자가격리를 해야 해서, 실제로 러셀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주뿐이다.
식사도 따로 한다. 이 씨는 구청에서 보급해준 식량을 먹으며 자가격리 시간을 버티고 있다.
러셀은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시간을 보내겠다"며 "집에서 매일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러셀은 "아내도 오늘 기분 좋아할 것 같다. 그동안 경기에서 안 좋은 모습이 나오면 저를 지적하고 가르쳐서 힘들었는데, 오늘은 기분 좋게 이겼으니 와이프 기분도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집에 빨리 가려고 경기를 일찍 끝냈나'라는 말에 러셀은 "그렇다"라며 "물론 3-0 승리는 항상 기분이 좋다. 최근 5세트까지 간 경기가 많아서 힘들었는데, 그게 동기부여가 돼서 일찍 끝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장 감독은 러셀의 기복을 줄여주기 위해 러셀에게 웜업 운동을 10분 일찍 시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러셀은 "몸 푸는 데 변화가 생겼는데, 긍정적인 변화여서 좋다. 몸이 빨리 달아오르고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복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며 "집중력과 마음가짐에서 온 문제였던 것 같다. 오늘은 안 되는 것은 잊고 다음 것에 집중했다. 마음가짐을 잘해서 경기도 잘 풀렸다"며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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