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긍정적 신호될 것"…코로나 등으로 당장 개선은 어려워
대북전단은 북한이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문제를 삼아 온 '단골메뉴'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2004년 고위군사회담 합의서,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이르기까지 남과 북은 상호 비방과 전단 살포 중단을 여러 차례 약속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단체들을 중심으로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계속됐고, 지난 6월 북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이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하자 정부와 여당이 본격적으로 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통과시킨 과정 자체가 북한에 보내는 긍정적 메시지가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함은 물론 사실상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여권은 남북 간 합의사항은 이행돼야 하고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법을 통과시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가 남북 간 합의사항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며 "북한이 대남 유화적 태도를 취할 수 있도록 중요한 명분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
홍천에 떨어진 대북전단 뭉지 |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으로 당장에 남북관계가 반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수준을 '초특급 단계'로 격상한 채,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단기적 성과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80일 전투'를 강행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여름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긴장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9일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북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발언을 비난한 점도 남북관계 분위기가 당장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연내 남북관계 진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현재 정부의 판단이기도 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의 80일 전투가 완료되고 내년 1월 당대회에서 총노선이 정리될 때까지 서로 어떤 소통이나 교류 이런 부분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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