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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검찰청 앞 16개월 입양아 조화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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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4일 오후 서울남부지검 앞에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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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검사님 살인죄로 기소해주세요.” “한을 풀어주세요.” “늦게 알아서 미안해, 사랑해”

14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는 근조화환 50여개가 늘어섰다.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로 사망한 A양을 추모하는 화환이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의 ‘검찰 화환 전달’ 행사에 동참해 전국 각지에서 부모들이 보내왔다.

화환에는 숨진 A양의 양부모를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해달라는 글귀가 적혔다. ‘아기천사야 메리크리스마스’, ‘늦게 알아서 미안해, 사랑해’, ‘짧은 생애 얼마나 힘들었니’ 같이 A양에게 보내는 애도가 적힌 화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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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남부지검 앞에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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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A양의 양어머니에 대한 ‘살인죄 기소’ 청원서 및 서명지를 남부지검에 제출했다. 협회는 “8개월간 지속적인 학대 끝에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며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므로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살인사건 가해자부부의 신상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는 14일 기준 13만명이 참여했다.

입양한 여자 아기를 학대해 생후 16개월 만에 죽게 한 양어머니 장모(33)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씨 남편은 폭행을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올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된 A양은 지난 10월 13일 숨졌다.

9일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가 장씨 부부를 기소하며 공개한 학대 흔적은 끔찍했다. 부검 결과 아기의 췌장은 끊어져 있었고 소장과 대장의 장간막은 여러 곳이 찢어져 있었다. 머리뼈와 갈비뼈·쇄골·다리뼈 등 곳곳에서는 부러진 시기가 다른 골절이 발견됐다. 등·옆구리·배·다리 등 온몸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검찰은 장씨가 등에 강한 충격을 가해 A양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입양한 딸이 사망한 직후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했지만, 이후 수사 기관 추궁이 이어지자 ‘손으로 아이의 배를 때리고, 아이를 들어올려 흔들다가 그대로 떨어뜨렸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아이를 그처럼 폭행한 이유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였다. 검찰은 “친딸과 터울이 적은 여아를 섣불리 입양한 장씨가 피해자를 학대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불구속 기소된 남편 B씨는 아내가 A양을 집에 혼자 있게 한다는 것을 3월부터 알고 있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4월에는 아내와 함께 A양을 자동차 안에 방치한 혐의도 있다.

[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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