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장진영 기자 |
미세먼지에 계속 노출되면 면역성이 떨어져 폐렴을 일으킬 뿐 아니라, 뱃속 아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환경독성보건연구센터 센터장)가 14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지하철 먼지와 대기 중 호흡성 먼지가 우리 인체에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먼털 리서치’(Environmental Research)와 와 ‘톡시칼리지 레터스’(Toxicology Letters)에 최근 잇따라 게재됐다.
첫 번째는 지하철 먼지 관련 연구였다. 박 교수는 지하철 환풍구에서 채취한 먼지를 사람의 기관지 상피세포주와 실험 뒤, 원숭이 등에 노출했다. 실험 결과, 인체 세포주의 경우 노출 초기 세포사멸 현상이 나타났다. 실험용 쥐의 경우 폐 조직에 염증 세포들이 모이는 ‘육아종’이 생겨나고, 폐 조직이 손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인간과 가까운 원숭이 실험 역시 세포사멸과 폐렴 증상이 나타났다. 박 교수는 “지하철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와 승객의 건강 유지를 위해 지하철 내 환경 관리를 더 철저하게 수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대기 중 미세먼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성인의 폐 건강과 생식기에 관한 연구다. 박 교수는 대기 중에 있는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PM10)를 암컷과 수컷 실험 쥐의 기관지를 통해 주입했다. 특히 어미 쥐의 폐에 남아있는 미세먼지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도 관찰했다. 그 결과 최대 농도에 노출된 어미 쥐 8마리 중 4마리가 새끼 쥐를 사산했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어미 쥐의 폐 조직에서는 저 산소증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사람 기관지 상피세포주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재확인됐다.
박 교수는 “호흡기를 통해 폐 내로 유입된 대기 중 미세먼지는 면역력을 약화하면서 염증성 폐 질환을 유도할 수 있고, 저산소증을 유발해 태아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폐 건강의 위기를 맞이한 요즘 겨울철 미세먼지의 호흡으로 인해 감염성 질환에 대한 방어 기능이 손상되지 않게 마스크 착용과 위생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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